우리나라 최초의 5세대 이동통신(5G) 1차 표준이 확정되면서 기술 상용화에 한층 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 기술총회에서 릴리즈15 5G 표준이 승인됐다고 14일 밝혔다.
3GPP는 TTA 등 표준화 기관의 회원사들이 참여해 이동통신 표준을 개발하는 단체로, 현재 5G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3GPP는 ITU에서 정의한 5G 이동통신 기술을 오는 2020년 국제표준으로 제정할 계획이다.
이날 총회에는 3GPP를 비롯해 글로벌 통신사와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스마트폰 제조사 등 50여개 업체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표준으로 확정된 릴리즈15 5G는 무선부터 유선 핵심망에 이르기까지 4G LTE와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최초의 표준을 말한다.
한국의 경우 TTA와 SK텔레콤, KT 등이 표준화에 기여하면서 5G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확정된 표준에는 국내 기업과 연구소에서 개발한 28㎓ 밀리미터 주파수 활용, 다중안테나 및 고급 부호화(LDPC) 등 필수 기술들이 반영된 것도 특징이다.
28GHz 주파수 네트워크 장비 기술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역량을 발휘, 타 국가에 확산시키는 등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5G 1차 표준이 완성되기까지 빔포밍,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 등 전파 송·수신 기술과 네트워크 가상화 및 대용량,초저지연 데이터 전송 기술 등 5G 핵심 기술을 3GPP 회원사에 공유하며 표준 완성에 기여했다.
그런가 하면 KT는 총회에서 NSA와 SA 주파수 기술이 총 망라된 무선 28㎓ 주파수 대역 연구보고서 최종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KT는 3GPP 5G 연구과제 초기 논의단계부터 28㎓ 대역의 표준화를 주도적으로 진행했으며,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28㎓ 주파수에서 5G 시범운용을 선보인 바 있다.
앞서 지난해 말, 3GPP는 표준 접속망은 5G를 활용하면서 핵심 코어망은 기존 LTE를 이용하는 논스탠드얼론(NSA) 표준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이번에 완성된 5G 스탠드얼론(SA)는 보다 진화된 형태로 무선 접속망부터 핵심망까지 LTE와 독립적인 새로운 방식을 규격화한 것이다.
말하자면 SA 표준은 LTE에 의존하지 않고 5G가 단독으로 쓰이는 첫 번째 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5G SA 표준은 초고속 광대역 통신(eMBB)뿐 아니라 초저지연 통신(URLLC)과 대규모 사물인터넷 연결(mMTC)까지 하나의 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표준은 또한 밀리터리 대역까지 가용한 모든 스펙트럼을 지원할 정도로 연결성과 확장성이 향상됐으며, 초저지연 및 자원의 효율성 확인, 획기적인 데이터 전송률, 보다 견고한 오류정정 성능을 갖췄다.
5G 글로벌 표준이 완성되면서 업계에서는 5G 상용 단말과 장비, 네트워크 구축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ICT 기업들은 3GPP에서 합의한 글로벌 표준에 따라 기지구고가 단말 등의 상용 장비를 개발한다.
박재문 TTA 회장은 "5G 표준의 완성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가 본 궤도에 오르는데 마중물이 될 것이다"라며, "우리 산학연의 국제 표준화를 적극 지원하여 4차 산업혁명 기반 인프라인 5G를 통해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잘 꽃피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GPP는 총회 자리에서 내년까지 5G 네트워크를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등 특화된 분야에 최적화하기 위한 표준화 과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표준화 완성 이후 5G 네트워크는 자동차, 전력, 제조·건설업 등 각각의 산업군에 최적화된 융합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