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 시행…‘워라벨’ 이뤄지나
주 52시간 근무 시행…‘워라벨’ 이뤄지나
  • 정세진
  • 승인 2018.06.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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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관행·기업 문화 등 크게 바뀔 듯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지금까지의 노동 관행이나 업무 방식, 기업 문화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제도 시행을 앞둔 지금까지 근로 현장의 반응은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임금 감소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실제로 ‘워라벨’이 이뤄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런가 하면 기업들은 생산 감소와 향후 인력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1년 6개월 뒤 52시간 근무를 적용받게 되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아직 대처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전체 기업에서 약 26만6000명의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상황이 심각해서 2020년 근로시간 단축 이후에는 생산량 20.3% 가량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생산량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기업 당 평균 6.1명의 인력을 더 채용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지난 20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52시간 근무 위반 기업에 대해 처벌 대신 계도를 중심으로 감독을 진행하기로 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업체들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자는 초지로, 연말까지 처벌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고소·고발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사용자 측이 인력 충원이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어느 정도 노력했는지를 감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에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 이후 최대 13만2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지급 능력이나 비용 상승을 감안하면 신규 채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제로 2004~2009년 주당 근로시간이 43분 정도 줄었지만, 신규 고용률은 오히려 2.28% 포인트 떨어졌다”며 “인력 채용은 직간접적인 노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이전의 근로시간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또한 52시간 근무가 어려운 업종의 경우 직원을 해고하거나 외주화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퇴근 처리 후 실제로는 야근을 종용하고, 재택 근무나 법인 쪼개기 등의 편법으로 52시간 근무 적용을 늦추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느낄 박탈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신규 인력 채용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서는 납품단가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를 원청에서 달가워하지 않는 것.

또한 원청 업체에 따라 업무량이 좌우되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긴 근로시간에 시달리거나 과도한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임금 감소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4만9000명의 임금이 평균 7.9%(41만 7000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 30~299인 사업장에서는 43만 5000명이 임금의 12.2%(39만 1000원)가 줄고, 5~29인 사업장은 37만 1000명의 임금이 12.6%(32만 8000원)가량 감소한다. 아울러 일주일에 12시간 이상의 연장 근로가 제한되면서 휴일이나 야간 등 연장근로수당이 많은 노동자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 근무가 저출산이나 고령화, 생산성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도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가 제대로 사전 준비가 되지 않아 유예한다고 하는데, 사후에라도 예상 가능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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