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사내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사회 친화적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SK그룹은 지난 26일 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그룹 연수원 겸 연구소인 SKMS연구소에서 ‘2018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평판을 통해 기업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SK의 사회적인 가치 추구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도 덧붙여 강조했다.
최 회장은 “타인이나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의 이론을 예로 들었다.
경제적 가치에서 사회적 가치로 기업 경영의 중심축을 옮겨가면 사회와 고객의 신뢰 확보가 용이해지면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와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이른바 ‘더블 바텀 라인’은 ‘공유인프라’, ‘글로벌 경영’, ‘일하는 방식의 혁신’과 함께 사업 모델 혁신을 위해 최 회장이 제시한 2018년도의 중점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그는 인도의 보텍스, 스웨덴 ABB,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단기 성과와 장기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을 각기 분리해 새로운 조직설계와 블루오션 창출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SK가 벤치마킹할 부분으로 지적했다.
현재 SK는 각 계열사별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최고경영자(CEO) 세미나까지 계열사별 사회적 가치 극대화를 위한 조직과 제도 개편 등이 포함된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전담조직들은 추후 이를 위한 사업모델 개발과 추진 과정에서의 장애요인 규명, 해결 방안 수립,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추진 등을 새롭게 설계해 나가게 된다.
SK그룹은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관련한 평가·보상에 대해서도 조직 운영 계획에 맞춰 정성적·정량적 평가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상 중인 조직과 제도 개편의 실행은 내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SK 내부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회적 가치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글로벌 관점에서도 신뢰받는 기업이 추구해야 할 첫 버째 원칙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과 SK 주요 계열사 CEO들이 그룹의 미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2018년 확대경영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조대식 스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계열사 CEO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CEO들은 글로벌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블루오션을 찾아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그동안 각 관계사별로 진행해온 글로벌 성장 관점의 성과와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고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CEO들은 혁신을 보다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일하는 공간과 조직구조, 협업 체계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각 관계사별 진행 상황과 추진 과정에서의 애로사항 등도 공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