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부의 재분배 노력” 필요
폴 크루그먼, “부의 재분배 노력” 필요
  • 정세진
  • 승인 2018.06.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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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전 결과 공유 사회로 가야”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

 

세계적인 경제 석학으로 불리는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부의 분배는 상상보다 훨씨 불평등할 수 있다”며 재분배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27일 크루그먼 교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국제무역이론에서 기존의 비교우위론을 뛰어넘는 신무역이론을 제시한 경제학자로, 1990년대 아시아 개발국의 금융위기를 예견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2008년 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을 통합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대담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부가 극도로 편향될 경우 시장 왜곡이 일어나므로 재분배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뉴욕시립대 대학원에서 소득분배에 관한 연구를 진행중인 그는 “세계 각국 조세회피처에 숨겨진 부가 어마어마하다”며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상속에 대해 과세하고 세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양극화는 1980년대 이후 세계 경제성장의 어두운 단면"이라며 미국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의 '코끼리 곡선'(Elephant graph)을 인용해 설명했다.

코끼리 곡선은 세계화가 활발히 진행된 1988∼2011년 전 세계인을 소득 수준에 따라 100개의 분위(가로축)로 줄 세웠을 때 실질소득 증가율(세로축)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모델을 말한다.

크루그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코끼리 곡선의 맨 왼쪽에 해당하는 극빈층의 소득 상황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으며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일부 빈곤국은 여전히 극빈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특히 맨 오른쪽 C 지점은 글로벌 상위 1% 계층이고 A 지점은 중국 및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을 의미하는데, 그는 "이들의 소득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극빈층과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가 지적하고 있는 양극화 심화의 원인 중 하나로는 글로벌 무역 확대가 꼽힌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친 후 국제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초세계화'가 진행돼 교역 능력을 갖춘 최상위층과 중간계층이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코끼리 곡선의 B 지점은 선진국의 노동자 계급(working class)을 의미한다"며 "극빈층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소득은 정체됐고 불평등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 크루그먼 교수는 “부의 분배를 통해 생활 전반은 개선됐으나 평등의 정도는 과거와 같은 수준이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그는 “당연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한국은 발전의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담을 통해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경제 성장에 비해 평균 수명은 점점 줄어들고, 노동자 계급의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을 미국 경제의 어두운 면으로 들었다.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에 대해 크루그먼 교수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극빈층을 글로벌 경제에 편입시켜지 않으면 더 큰 문제를 불러온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묻자 그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전략으로 임금 수준을 변경하는 '사전 분배'와 세수를 활용해 하위계층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재분배' 등 두 가지가 중요하게 논의된다"면서 "두 가지 모두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으며,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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