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무역전쟁 속 현대 노조 재차 파업 준비
미국발 무역전쟁 속 현대 노조 재차 파업 준비
  • 정세진
  • 승인 2018.06.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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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7년 연속·현대重 5년 연속 임금투쟁

미국발 무역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2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양측의 의견 조율이 어렵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안이 통과되면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로, 4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1.7%의 찬성으로 파업안이 가결된 바 있다.

이들 두 회사의 노조는 다음달 13일 열리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주도 총파업에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현대차 노조는 7년 연속, 현대중공업 노조는 5년 연속 파업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의 사측은 이번 파업 움직임에 적지 않은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경영 악화로 인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순이익이 4조5464억원으로 전년보다 20.5% 급감하며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노조측이 경영난을 외면한 채 임금인상만을 고집한다는 여론이 대세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사항은 지난해 대비 기본급 11만6276원(5.3%·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과 연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9%의 기본급 인상(14만6746원)과 250% 이상의 성과급 지급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사측이 노조의 파업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인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1.9% 줄어든 4조5757억원에 그쳤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 경영난의 이유로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세계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450만6527대로 2016년에 비해 6.4% 감소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부재 등이 주 원인으로 꼽히며, 특히 올해의 경우 미국발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면 더욱 심각한 경영난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자동차에 20~25%의 고율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만약 이 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되면 현대차는 사실상 미국 수출을 접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대차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전체의 31.8%에 이르며, 지난해 미국 시장에 판매한 차량 대수는 30만 6935대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해양플랜트 수주 절벽으로 인해 8월부터 야드(작업장)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상태로, 해양산업본부 임원도 3분의 1 가량이 줄어들었다. 2015년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내려가면서 해양플랜트 발주 자체가 줄어든 데다 최근 재개되는 발주 물량은 인건비가 싼 싱가포르와 중국 등에 빼앗긴 탓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두 회사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영업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더구나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일감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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