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대상 ‘반도체 굴기’ 본격 돌입하나
中 한국 대상 ‘반도체 굴기’ 본격 돌입하나
  • 정세진
  • 승인 2018.07.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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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산업 호황 속 불안한 조짐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호황의 끝물이라는 우려와 함께 중국의 노골적인 도전으로 인해 불안한 상태에 놓였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업체들은 우리나라 강소 반도체 기업들과 인력을 영입하는 등 이른바 ‘반도체 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검사 장비인 웨이퍼프로버 분야에서 세계 3위 안에 드는 강소기업 ‘쎄믹스’는 최근 중국 업체로부터 합병 제의를 받았다. 합병 조건은 중국 내에 공장을 짓고, 장비를 구입하고, 연구개발(R&D) 비용 일체를 중국측에서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체들 상당수는 비슷한 제안을 받고도 “중국 시장 확보라는 조건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몇 년 뒤 기술만 빼앗길 수 있다”며 주저하는 모습이다. 중국에서의 인재 영입 시도도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일부 기술자들은 현재 연봉의 5배에 고급 빌라, 자녀의 학비 지원 등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퇴사한 양몽송 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경우 2개월 만에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제조) 업체 SMIC에 입사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 공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SMIC는 양 전 부사장 영입 이후 14나노 핀펫 공정을 완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일부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삼성전자에 납품한 장비를 그대로 공급하라는 중국 업체들의 요구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사실상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

중국은 현재 반도체 굴기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2025년까지 1조 위안(한화 약 177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자급률을 2016년 기준 13.5%에서 70%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 반도체 수출 물량의 40%는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만약 반도체 굴기 정책이 현실하되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출 위축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어 산업연구원도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42.5%)보다 크게 둔화한 15.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기술과 인재를 중국 시장에 빼앗기는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합병은 인재와 기술을 한 번에 확보하는 데 적절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기술과 인재가 빠져나갈 경우 우리나라 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기술이 이미 중국으로 유출되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 번스타인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중국 반도체기업 YMTC가 최근 양산을 시작한 메모리반도체가 삼성전자의 기술을 도용한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에 대규모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YMTC의 반도체와 관련한 사안이 파악되지 않아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중국 낸드플래시공장에서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 정부는 이외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해외 반도체기업을 가격담합 혐의로 압박하며 현지 반도체기업과 기술을 일부 공유하라며 노골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게 해외 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이와 같은 전방위 압박에 대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기업들은 사실상 손을 쓰기 쉽지 않다.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는 중국 반도체기업의 인력 빼가기나 기술 탈취 등 불법행위를 근본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 차원에서 한국이 미국처럼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대응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한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반도체산업 진출 가능성을 상당히 심각하게 주시하며 인력 유출 등을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대응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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