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인선 청와대 개입설에 국민연금 ‘발끈’
CIO 인선 청와대 개입설에 국민연금 ‘발끈’
  • 정세진
  • 승인 2018.07.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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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 장기화되면서 구설…김성주 이사장 전면부인

 

국민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인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이 난항을 겪으면서 청와대 개입설까지 불거져 나왔다. 이 같은 소문은 최근 CIO 공모에 지원했다 탈락한 국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지원 권유 전화를 받았다”고 일부 언론에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러나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 인사 개입은 없으며 코드인사도 있을 수 없다”며 일축했다. 김 이사장이 CIO 공모과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는 “인사권자는 어디까지나 이사장인 나”라고 선을 그었다.

CIO 공모 자체는 누구나 추천을 받을 수 있으며 자천도 가능하지만 심사를 거쳐 올라온 세 후보 중 적임자를 정하는 것은 이사장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7월 17일 강면욱 당시 본부장이 사임한 후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초인 2월 19일 후임 공모를 시작했다.

16명의 지원자 중 8명이 1차 서류전형을 통과했으며, 최종 후보로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를 비롯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신인 윤영목 제이슨인베스트먼트 자문역(부사장) 이동민 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본부장 등이 올라갔다.

일각에서는 곽 전 대표가 유력하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결국 세 사람 모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CIO 인선이 무산되고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6일부터 재공모 절차에 들어가면서 곽 전 대표는 “장하성 실장의 권유가 있었다”, “지난 4월 초 김성주 이사장이 자신을 국민연금공단 본부로 불로 내정을 통보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논란이 커지자 “장 실장이 지원을 전화상으로 권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잘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김 이사장 역시 “인사를 추천하는 것과 실제로 인선을 받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며 “장 실장이 어떻게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청와대 유력 인사의 추천에도 검증 벽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은 현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소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곽 전 대표가 최종적으로 인선에 떨어진 이유에 대해 김 이사장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이므로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고 못박았다. 청와대가 지난해 11월 말 제시한 7대 비리 관련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 기준은 ▲ 병역기피 ▲ 세금탈루 ▲ 불법적 재산증식 ▲ 위장전입 ▲ 연구 부정행위 ▲ 음주 운전 ▲ 성 관련 범죄 등으로 이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되면 인선에서 배제된다.

청와대의 다른 고위관계자 역시 “병역 혹은 국적문제 등이 거론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조건에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김 이사장은 곽 전 대표의 자질에 대해서는 “검증만 없었다면 곽 후보에 대해서는 다 환영했으며 어떤 정치적 백그라운드도 없는 게 마음에 들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당시 김 이사장은 곽 후보를 구제, 책임지고 임명할 생각까지 했으나 결격사유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하기 어려워 결국 포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1년째 자리가 비어 있는 기금운용본부장(CIO)을 비롯해 주요 운용부서장 6자리 중 4곳이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아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연금공단은 강 전 본부장의 사퇴 이후 기금운용본부를 이끌어 온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 실장의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거나 내부고발을 한 직원들을 질타한 사실이 알려진 뒤 내부 인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채준규 전 주식운용실장도 내부 감사 결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 측에 유리하도록 수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영이 이처럼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독립성과 코드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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