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연 1조2000억원 본국으로 송금
외국계 금융사, 연 1조2000억원 본국으로 송금
  • 정세진
  • 승인 2018.07.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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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고용 등 한국 내 이슈에는 ‘인색’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본국에 보내는 반면, 사회공헌 등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금융사들은 연평균 1조2000억원 상당의 금액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계 기간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1분기 사이이며 대상이 된 외국계 금융사는 은행 40곳, 증권사 11곳, 보험사 28곳, 자산운용사 23곳 등 100곳이다. 이들이 집계 기간 동안 송금한 총액은 62조7805억원에 이르며, 누락된 올해 1분기 보험사 수치까지 합치면 실제 송금액은 7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계 금융사가 본국으로 보내는 돈은 2013년 1조257억원을 기록한 후 2014년 8106억원으로 잠시 주춤했다 2015년 1조5815억원, 2016년 1조3382억원, 2017년 1조3933억원을 기록했다.

5년간 평균 송금액은 2조2299억원으로, 특히 올해 1분기에는 6312억원을 송금해 연평균의 절반을 넘어섰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이 본국으로 보내는 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은행의 지난 5년간 송금액은 3조4587억원으로 전체의 50% 이상이다.

2위를 차지한 증권사는 5년간 본국 송금액이 1조7358억원이었다. 보험사들의 송금액은 올해 1분기 미집계분을 제외하면 1조1945억원이었으며, 자산운용사의 경우 3915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중에서도 본국에 가장 많은 돈을 송금한 곳은 SC제일은행으로 5년간 송금액이 3788억원에 이른다. 그밖에 HSBC가 8302억원으로 2위, 한국씨티가 4713억원으로 3위, JP모건이 1628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외국계 은행들이 본국에 보낸 돈은 지난 2015년 6043억원, 2016년 6302억원이었으며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4857억원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HSBC의 1분기 송금액은 2122억원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송금한 1101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액수이다.

이처럼 외국계 은행들이 거액의 수익을 본국에 보내는 이유는 국내 은행의 2배 수준인 배당 성향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지난 2014년 1500억원을 중간 배당했다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 이후 배당을 유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올해 초 결국 939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외국계 은행에 고배당을 자제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나 실제로 반영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배당금의 거의 전액은 본국으로 넘어가며 그밖에 송금되는 돈은 통상 이익금과 전산 이용료를 비롯한 위탁수수료, 광고비 등 본점 경비, 상표 이용료, 자문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역은 상세하게 공개되지 않아 적절한 대가인지를 두고 논란이 많다. 반면 외국계 금융사들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반출하는 금액에 비해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해 발간한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과 은행연합회를 포함한 21개 금융기관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비 지출 부문에서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한국씨티은행은 국내 점포 90곳을 없애고 비난을 받은 후, 현재까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없으나 당분간 신규 채용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사의 본국 송금이 국민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일을 제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며 "이익금 외에 각종 수수료나 사용료 등은 국세청이 수시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용진 의원은 "금융권 전반에서 외국계 금융사의 약탈적 본사 송금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향후 정기국회에서 이익의 일정 부분을 국내에 재투자하거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체계를 마련해볼 계획"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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