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소속 직원들 뭉쳤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소속 직원들 뭉쳤다
  • 정세진
  • 승인 2018.07.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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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갑질 규탄·경영진 퇴진 등 한목소리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갑질근절’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두 항공사는 최근 총수 일가의 갑질과 기내식 서비스 차질로 인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으며 양사 직원들이 공동 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 집결한 대한항공직원연대와 아시아나항공직원연대는 오후 7시경 ‘갑질격파 문화제’를 개시했다.

이날 집회의 취지에 대해 참가자들은 “항공재벌의 갑질과 각종 범죄행위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항공노동자들”이라며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는 조직문화는 결국 승객들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한 “오늘 양대항공사의 노동자들은 서로의 고통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해 함께 ‘우리의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는 주최측 추산 약 300명이며 가면과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침묵하지 말자, 우리가 바꾸자 아시아나’, ‘조씨 일가 물러나라’ 같은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갑질 어디까지 당해봤니?’,‘너는 나다’ 등의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는 두 항공사의 직원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시간도 마련됐다.

대한항공 소속의 한 직원은 승무원 복장으로 참석해 “직원들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기업총수가 제대로 된 경영을 하지 않아 항공사의 이미지를 깎아먹는 것을 참지 못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총수 일가의 그릇된 행동으로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이젠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대한항공의 한 정비사는 타 직원의 대독을 통해 “직원연대 활동에 참여하다 신상이 드러나 지방으로 인사발령 받았다”고 토로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이들 중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지상여객서비스 담당 직원도 포함돼 있었다.

문혜진 아시아나 지상여객서비스 노조지부장은 “아시아나 직원들을 부서 별, 업무 별로 조각낸 것이 우리가 단합하는 걸 두려워 낸 꼼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진작 나서지 않았을까, 일이 터지기 전에는 침묵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경영진이 기내식 대란을 정상화했다고 주장했지만 회사는 어제야 기내식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조양호 회장의 구속이, 아시아나항공 연대는 박삼구 회장의 퇴진이 이날 집회에서 언급된 참가자들의 요구사항이다. 집회가 끝날 무렵 참가자들은 총수 일가 퇴진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편지로 종이 비행기를 접어 청와대 방향으로 날리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이날 문화제에는 또한 갑질사태의 최초 피해자로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박창진 사무장은 “사람이 먼저라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두 항공사 직원들의 고충과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나라의 제일 큰 어른으로서 한마디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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