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분쟁, 11년 만에 일단락되나
삼성전자 백혈병 분쟁, 11년 만에 일단락되나
  • 정세진
  • 승인 2018.07.2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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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경 조정위 제안 무조건 수용” 발표

 

11년 동안을 끌어온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분쟁이 드디어 일단락될 전망이다. 백혈병 조정위원회는 지난 17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삼성전자 사이의 2차 조정을 위한 공개제안서를 발송했으며, 삼성전자측은 22일 중재안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제3의 기구인 조정위에 백혈병 피해자 보상과 사과,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 등을 모두 일임하기로 했으며 중재안이 어떤 내용이건 간에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

반올림 역시 조정위의 중재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모두 이미 합의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지난 2007년 3월, 기흥 반도체 공장에 근무하던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시작됐다.

황씨의 유족은 그의 사망 원인이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이라고 주장했으며, 약 1년 후 시민단체 ‘반올림’이 결성되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삼성전자측은 황씨에 대한 자체 보상 방안을 제안해 왔으나 반올림에서는 사과와 배상, 재발 방지책 수립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2012년 11월 삼성전자는 반올림 측에 대화를 공식 요청해 왔으며, 2년간 논의가 이어졌으나 뚜렷한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5월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반올림 소속 피해자 8명 중 6명은 같은 해 8월 삼성전자의 신속한 보상을 요구하는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를 구성하며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진보 성향의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은 조정위원회는 2014년 10월부터 이 문제의 중재에 2015년 7월에는 최초의 권고안이 나왔다. 이 때 삼성전자는 1000억원을 출연, 신청자 160명 중 보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40명을 제외한 120명에게 보상했다.

그러나 반올림에서 배제 없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합의에 실패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보상이 과실의 인정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부조’ 차원의 것이라는 점도 반올림의 거부 이유가 됐다.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들은 2015년 10월부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 지난 2일 농성 1000일째를 맞았다. 결국 2년 반이 지난 2018년 1월,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김 위원장에게 “합의 노력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반도체 분쟁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반도체 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순환출자 해소 시동, 무노조 경영 폐기 등에 이어 삼성전자가 겪어왔던 사회적 갈등들을 일거에 해소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관련, “아이 둘을 가진 아버지로서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조정위는 오는 24일 3자 대표간 2차 조정 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을 갖는다.

중재안 마련 과정은 8~9월 사이에 진행될 예정이며 이르면 9월 말에는 최종 중재안이, 보상은 오는 10월경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추후 새로운 보상안을 기준으로 2028년까지 지속적인 피해자 보상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삼성전자는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치기 위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계획과 대규모 투자, 일자리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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