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두고 ‘갑론을박’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두고 ‘갑론을박’
  • 정세진
  • 승인 2018.07.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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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 고려” VS “예외 둔 원칙은 특혜”

인터넷전문은행 발전을 위한 정부 여당의 은산분리 완화안을 두고 내외적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노컷뉴스’는 문재인 정부가 1년 만에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반대 입장에서 180도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통한 경제적인 효과와 일자리 창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정부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2차 규제혁신점검회의에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규제 완화 논의가 수면에 떠오른 것은 출범 초기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이유가 은산분리 때문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은산분리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소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제도로,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은행 지분을 최대 4%까지만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은산분리 원칙은 동양증권이나 저축은행 부실운영 사태처럼 비금융 기업이 은행 자금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이후 은산분리 때문에 자본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등 진행이 어려워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은행 선발주자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산업자본에 해당하는 KT와 카카오가 주체가 되어 설립됐다. 이들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모회사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지분 소유에 제한이 없는 금융사 대주주들이 나서거나 소액 투자자들의 공동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12일 주주사인 IT나 ICT기업의 지분 추가 매입이 어려워 1500억 원 증자에 실패하고, 3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데 그쳤다.

케이뱅크는 당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주주를 모집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유상증자 때마다 실권주가 발생하는 등 은산분리의 한계를 고스란히 체험하고 있다.

첫 유상증자 당시 8%의 실권주는 은산분리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금융자본 주주사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맡았다. 그러나 지난 4월 진행된 5000억 원의 유상증자 때는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실권하면서 카카오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전환을 통해 실권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이 ICT와 융합해 덩치를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11일 민병두·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주최한 '인터넷전문은행 1년 성과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터넷은행에 한해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맞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은산분리를 완화할 경우 가장 먼저 예상되는 부작용은 바로 인터넷은행에 대한 특혜 시비이다.

특히 전국금융산업노조는 "인터넷은행의 실적 부진은 은산분리 규제 때문이 아니라 투자를 불러모을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인터넷은행에만 예외를 준다면 추후에 더 큰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가 나중에는 시중은행 은산분리 완화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산업자본이 은행의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을 허용하게 되면 금융의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같은 외국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인가를 얻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도 은산분리 완화 반대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은행업 혁신도 중요하지만 금융의 공공성과 건전성 확보, 재벌이나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방지를 막기 위해 은산분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은행의 기본적인 기능은 금융 중개를 통한 자원 배분인데, 산업자본과의 독립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기업 투자 통제라는 역할에 제한을 받게 된다는 것.

일자리 창출과 인터넷은행의 메기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영업이 기본 원칙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미하며, 메기효과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은행의 신설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은산분리 완화를 한국 금융 발전의 필요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를 동일시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 논의가 추후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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