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지난 21일 6종의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통사들은 이번 개편에 대해 “사실상의 보편요금제 도입”이라고 자평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한 상태다.
보편요금제 도입이 통신시장에서 이슈가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의 일이다. 정부는 월 2만원대 보편요금제를 주장하고 나섰으며 시민단체 역시 통신요금 절감을 위한 이통사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경영권에 대한 정부 간섭이라는 등의 이유로 이통사들은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LG유플러스가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이통사들은 요금제 개편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의 명분이 사라질 수 있도록 이에 맞먹는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 것. 이통3사가 각각 출시한 신규 요금제 중 가장 저가에 해당하는 것들은 SK텔레콤 T플랜 스몰 , KT LTE데이터베이직, LG유플러스 LTE데이터33 등이다.
이들 세 요금제는 모두 3만3000원의 금액으로 1~1.3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월 2만원대, 1~1.2GB 데이터 보편요금제와 거의 근접한 조건인 셈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선택약정할인 25%를 적용할 경우 월 2만4750원이 이용료가 부가된다. 이는 사실상의 보편요금제 도입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이통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신규 요금제 출시로 인해 통신시장의 경쟁 촉발이라는 보편요금제 도입 취지는 사라지게 됐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데이터의 양극화 역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부분이다. 가령 월 6만9000원대 요금제는 100~155GB의 데이터를 매달 사용할 수 있으나 4만원 대의 요금제는 2~3GB의 데이터만을 제공하고 있다.
불과 2만원의 요금이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50배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저가요금제의 경우 간단한 텍스트와 이미지 검색 정도만 활용할 수 있는 반면 고가요금제 이용자는 고화질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추후 5세대 이동통신인 5G 시대가 오게 되면 데이터 양극화로 인한 문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을 기준으로 국내 1인당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7.4GB에 이른다. 이는 LTE 도입 1년 후인 2012년 12월 1.79GB의 4배에 가까운 증가율이다.
5G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데이터 사용 증가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저가사용자들은 5G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5G 시대 이통업계의 숙제는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의 격차를 좁히는 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