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먹거리’ 풀무원, 식중독 사태로 ‘나쁜먹거리’ 오명
‘바른먹거리’ 풀무원, 식중독 사태로 ‘나쁜먹거리’ 오명
  • 정세진
  • 승인 2018.09.1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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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경영인 신임 이효율 대표 역량 시험대 오르나

 

이른바 ‘바른먹거리’를 표방해 온 풀무원이 계열사 푸드머스의 케이크 식중독 사태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푸드머스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고 살모넬라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 수가 2207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의심 증세가 발생한 곳은 전북, 경남, 부산, 대구, 경북, 충북, 울산, 경기, 제주, 대전 등 10개 시·도의 57개 급식소이다. 문제의 케이크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식품제조업체 더블유에프원비에서 풀무원푸드머스가 납품받은 자체브랜드 ‘바른선’ 제품으로 알려졌다.

식약처가 케이크를 회수에 검사한 결과 빵 위에 올라간 크림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으며, 크림 재료로 쓰인 난백액(달걀에서 흰자만 분리한 것)에 이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케이크를 제조한 더블유에프원비 뿐 아니라 난백액을 납품한 업체에 대해서도 역학 조사를 실시 중이다. 유통업체의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은 학교 169곳, 유치원 2곳, 사업장 12곳, 지역아동센터 1곳 등 집단급식소 184곳에 납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식중독 신고 및 추적 조사를 통해 밝혀진 납품 장소는 학교급식소 6곳으로 나타났다. 의심 증세가 확인된 57곳의 3배가 넘는 190곳에 케이크가 납품된 만큼 환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학교 급식으로 전국 1000명이 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것은 2014년 인천에서 발생한 열무김치 식중독 사고 이후 4년만의 일이다.

한편 케이크를 유통한 푸드머스는 풀무원식품의 100% 계열사이며 바른선은 2016년1월부터 푸드머스가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고품질 식재료 이미지를 내세워 경영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푸드머스는 학교 급식사업소 등에 식자재를 판매하는 유통전문 판매업체로서 지난해 25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5.5%에 이르지만 정작 식품의 연구개발(R&D비용)은 1억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위생과 안정성 등을 검사하는 자체 기관인 푸드머스에이치앤에스연구소에서는 이번 초코케이크의 안정성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식약처 관계자는 전했다.

푸드머스는 식중독 의심환자의 치료비와 급식중단 피해 보상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자칫 이번 사건으로 인해 기존 제품들 역시 소비자의 불신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푸드머스는 10개 가맹사업자와 2012년 6월부터 4년간 수도권 지역 148개교 영양사들에게 각 학교 당 10만원 내외에서 최대 2000만원에 이르기까지 총 4억7491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는 ‘급식비리’에 휘말리기도 했다.

식재료 납품업자 선정은 매달 학교별 입찰을 통해 정해지는데 주문서를 작성하는 영양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해 낙찰을 유도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푸드머스는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 및 과징금 3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푸드머스가 두 번째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어나는 한편, 관계 당국에서도 대기업 단체급식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업계에서는 지난 33년간 이어온 오너경영을 마치고 전문 경영인으로 기업을 이끌게 된 신임 이효율 대표의 역량도 시험에 오르게 됐다고 보고 있다.

1981년 우리나라 최초의 유기농 식품업체로 출발한 풀무원은 최근 들어 해외 사업 등 몸집을 불리는 데 치중하느라 건강한 먹거리라는 초창기의 정신을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최근 일본과 중국 등에 법인을 설립했으나 매년 4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내고 있으며 푸드머스의 고배당 정책으로 적자를 만회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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