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 ‘노조 와해’ 관련 피의자 32명 기소
검찰, 삼성 ‘노조 와해’ 관련 피의자 32명 기소
  • 정세진
  • 승인 2018.09.28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전략실 주도 조직적 범죄” 결론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32명의 피의자들이 검찰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지난 27일 목장균 삼성전자 전 노무담당 전무(현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지원센터장) 등 4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모 전 미래전략실 노무 담당 부사장, 박모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등 28명과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 법인은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삼성이 창업 초기부터 이어온 무노조 경영 방침을 관철하기 위한 조직적인 공작이다. 노조 와해를 주도한 주체는 바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며, 그 전략은 매우 은밀하고 교묘하며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의 노조 무력화 시도는 앞서 노출된 노무컨설팅 업체 '노무법인 창조(창조컨설팅)'의 대응 전략을 넘어서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컨설팅은 노사분규 사업장에 '노조 파괴' 컨설팅을 제공해 노조 활동가 사이에서 특히 악명이 높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는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 등의 직장폐쇄나 어용노조 동원 등의 전략을 조언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한때 노무법인 인가가 취소되기까지 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문건에는 창조컨설팅이 내부자 고발로 인해 전략 노출을 겪었던 일을 언급하면서 형사상 처벌이나 언론·노동계의 공격, 정치 이슈화 등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무노조 원칙이 사실상 깨지고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3년 6월의 일이다. 그 무렵 사측에서는 이미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의 주도로 종합상황실이 꾸려지고 신속대응팀이 설치되는 등 견제가 시작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미래전략실은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설립 자체를 저지하고 이들이 세를 확산하는 것을 막으며, 가입자들의 탈퇴를 유도하는 이른바 ‘그린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화’ 전략은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에 전달돼 실행됐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노조전문가인 송모씨와 월 2000만원에 성공보수 6000만원이라는 고액의 자문료 계약을 맺어 2014년부터 4년 동안 약 13억원을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전문가 송모씨는 이전에 노동부 정책보좌관 출신으로 이른바 ‘소진(burn-out)전략’ 등 각종 노조와해 전략 자문을 받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송씨가 제안한 노조와해 전략은 고용승계 없는 기획폐업 등으로, 각종 노조대응 회의를 주도하는 등 노조와해 전략 전반에서 주도적인 자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더욱 은밀한 노조 와해 공작을 위해 ‘인하우스’ 방식으로 자체 전문 인력을 양성해 노조를 무력화할 전문가들을 양성해 왔다. 협력업체의 단체교섭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을 동원해 노조와의 협상을 지연시켜 온 정황도 드러났다.

경총은 2013년 7월 전국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협력업체) 사장들을 콘도에 불러 모아 단체교섭 역할극 교육을 실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역할극은 노조원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사장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실전을 가정해 보여주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경찰청 정보국 소속 간부가 사측을 대변하는 비밀 협상 대리인으로 활동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자살한 조합원 염호석씨의 장례가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지지 않게 된 과정에 경찰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어 검찰은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문건에는 "외부 환경이 바뀌고 어떤 악성노조 바이러스가 침투하더라도 임직원이 흔들림 없도록 비(非)노조 DNA를 확실하게 체화시켜야 한다"는 등 노조를 뿌리 뽑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같은 지시를 내린 최종 결정권자는 2012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해 온 이상훈 의장인 것으로 검찰에 의해 밝혀졌다. 그룹 미래전략실의 각종 의사 결정은 이상훈 의장에 의해 최종적으로 이뤄졌으며, 검찰은 이 의장을 구속수사해야 한다며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구속이 기각된 주된 이유로는 총수 일가의 개입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지목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삼성에버랜드의 노조 활동도 방해를 받았다는 단서를 확보, 타 계열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Korea IT Times: Copyright(C) 2004, Korea IT Times. .Allrights reserved.
  • #1206, 36-4 Yeouido-dong, Yeongdeungpo-gu, Seoul, Korea(Postal Code 07331)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6-4 (국제금융로8길 34) / 오륜빌딩 1206호
  • * Mobile News: m.koreaittimes.com
  • * Internet news: www.koreaittimes.com
  • * Editorial Div. 02-578-0434 / 010-2442-9446 * PR Global/AD: 82-2-578-0678.
  • * IT Times Canada: Willow St. Vancouver BC
  • 1-778-686-0116/ 070-7008-0005
  • * Email: info@koreaittime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