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일하면서도 빈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일하면서도 빈곤
  • 정세진
  • 승인 2018.09.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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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4세 고용률 33%로 OECD 최고 수준

은퇴시기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노인이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 27일 발표한 ‘2018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70~74세 고용률은 33.1%에 이르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5.2%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며 65~69세 고용률 역시 45.5%로 OECD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52.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OECD에서 70~74세 고용률 2위는 멕시코로 28.3%를 기록했고, 미국(18.9%), 영국(11.0%), 독일(7.1%)이 그 뒤를 이었다. 유럽연합(EU)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노년층 고용률은 크게 높은 편이다.

EU 국가들 중 2017년 65~69세 고용률 1위는 에스토니아(32.8%), 2위는 스웨덴(23.4%), 3위는 라트비아(22.0%)가 차지했다. 에스토니아는 70~74세 고용률(15.6%)도 EU 국가 중 1위였으며 루마니아(13.5%), 포르투갈(11.7%)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령층이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은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가족이나 연금 같은 수단에 의존해서는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생활비를 ‘본인 및 배우자가 부담한다’는 노인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61.8%에 이르고 있다. 2011년(51.6%)에 비해 10%포인트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은 같은 기간 39.2%에서 25.7%로 크게 하락했다. 또한 55~79세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올해 기준 57만원으로 1년 전보다 4만원 증가했으나 전체 고령자 중 연금 수급자는 45.6%에 불과하다.

올해 55~79세 중 취업을 원하는 이들의 비중은 64.1%로 지난해보다 1.5%포인트 늘었다. 구직 이유로는 ‘생활비 보탬’이 59%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2014년(541.%)보다 4.9%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노인들에게 돌아가는 일자리의 상당수가 임시직·일용직에 국한돼 있다 보니 빈곤 탈출이 더욱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43.7%를 기록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 이상의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올해 5월 기준 55∼79세 취업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직군은 단순노무직으로 양질의 일자리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2018년 55~79세 인구의 산업별 취업자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35.6%로 가장 많고 도소매·음식숙박업(19.6%), 농림어업(14.4%)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24.4%로 기능·기계조작종사자(22.3%) 서비스·판매종사자(22.1%)보다 많았다. 2017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노후 관심사는 ‘노후소득지원’이 40.6%로 가장 많았고, ‘의료 및 요양보호 서비스’(38.6%), 노후취업지원(13.2%)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현재 738만1000명으로 집계돼 전체 인구 중 14.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19.6명으로 20명에 이른다.

이재원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속도에 우리 사회가 아직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노인 빈곤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시대에 맞춰 재취업 후 재교육 시스템을 통해 일자리의 질이 낮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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