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 손실 5년래 최대
국민연금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 손실 5년래 최대
  • 정세진
  • 승인 2018.10.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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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美 금리인상으로 연 손실규모 더 클 듯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에서 약 7조원의 손해를 본 것이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지난 7일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공받은 ‘국민연금 자산군별 운용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그 결과 국내 주식에서 국민연금이 입은 손실은 7조91억원으로 지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4년 한 해 동안 국민연금은 4조7545억원의 국내 주식투자 손실을 입은 바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국내 주식에서 수익을 올렸으며 지난해 수익은 27조원에 이르렀으나 갑작스럽게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다. 국민연금 자산군별 수익률 현황 내용은 매달 말 공개되는데, 올해 수익률 상세 내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지난 6일 유재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열린 제7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된 올해 7월 말까지의 국내 주식 수익률이 –6.01%로 전월 대비 0.71%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시장 대비 수익률에 비해 0.69포인트 낮은 수준이며, 7월말 기준 국민연금 보유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말 131조5200억원에서 123조85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신규 투자액까지 감안할 경우 올해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서 입은 투자 손실액은 9조9580억원으로 10억에 육박하고 있다.

더구나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 같은 악재가 겹친다면 올해 전체 손실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 주식 투자 손실에 대해 “시황 부진으로 인한 단기적인 손해일 뿐”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주식 외에 다른 자산군에서는 수익을 올려 전체 수익금은 플러스 상태라는 것도 국민연금측의 해명이다.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이 각 자산군별로 올린 수익은 해외 주식 5조476억원, 국내 채권 3조4520억원, 해외 채권 7753억원 등이다.

대체 투자 분야에 해당하는 해외 부동산과 해외 사모펀드, 해외 인프라스트럭처 등에서도 각각 1조1070억원, 8416억원, 7382억원 등의 수익을 기록해 총 기금 수익은 5조6456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내 주식에서 큰 손실 외에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 역시 직접 운영 수익률이 위탁 운용 수익률을 밑돌고 있어 기금운용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민간자산운용사에 57조7528억원(46.30%)을 위탁 운용하고 나머지 66조9840억원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직접 운용 수익률은 –5.62%로 3조9903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위탁 운용 수익률 –4.96%(손실액 3조187억원)보다 낮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은 올해 9400억원의 여유자금을 국내 주식에 배분할 계획이었으나 7월 말까지 집행한 금액은 5800억원으로 1조5200억원이나 많았던 것으로 2018 기금운용계획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반면 해외주식 신규투자액의 경우 당초 17조5700억원으로 계획됐다가 45%에 불과한 5700억원만이 집행되면서 투자수익률을 높일 기회를 놓쳤다고 김 의원 등은 전했다.

국민연금의 직접 운용 수익률은 통상 위탁 운용 수익률을 웃돌았으나, 이와 같은 결과는 지난해 7월 이후 기금운용본부장(CIO)이 공석으로 남아 있는 등 리더십 부재의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CIO 리스크가 없던 2016년에는 코스피가 3.32% 오르는 동안 직접 운용을 통해 9.99% 수익률을 기록, 위탁 운용 수익률 1.02%를 10배 가까이 상회했다. 투자 전문가들도 CIO가 기금 자산배분이나 위험 조정, 관리 등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운용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의원 등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이 3년이나 앞당겨져 수익률을 높여도 모자란 상황에서 이와 같은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1년 3개월이 넘는 기금운용본부장의 빠른 인선 마무리와 조직 정비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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