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법인 분리 문제로 노사갈등 재점화
한국GM, 법인 분리 문제로 노사갈등 재점화
  • 정세진
  • 승인 2018.10.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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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부문 별도 법인 신설…철수 사태 재현되나

 

2개월간 14차례의 교섭 끝에 지난 4월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한 한국GM이 또 다시 노사갈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15일부터 이틀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측은 특별단체교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지난 12일 노조와의 쟁의조정신청을 했다. 만약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어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노조측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 핵심부서를 사측이 별도의 R&D 부문으로 분리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미 노조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반대 입장을 보였음에도 사측은 지난 4일 이사회를 통해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종 결정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노조측은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경영 정상화 약속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한국GM노조에서는 “사측과 5차례에 걸쳐 교섭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는 구조조정 비용이 많이 드는 생산조직 축소를 위한 꼼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산업은행 관계자 역시 “산은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낸 한국GM이 회생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영정상화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에는 중장기 경쟁력과 부품 개발 역량 강화에 대한 내용만 들어 있으며 법인 신설에 대한 것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GM 사측에서는 “한국 조직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법인 신설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맞서고 있다.

R&D 부문이 한국GM에 잔류할 경우 부평ㆍ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 소형차 등 개발에 그치지만, 법인을 분리해 GM 글로벌 연구센터의 소속이 되면 글로벌 모든 차종을 개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현재 산은은 인천지법에 한국GM 주총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향후 10년간 국내에서 GM의 생산활동을 보장한 만큼 계약과 어긋난 행동을 할 경우 소송 근거가 있으며,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주총에 참여해 비토를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법인 분리 시 사측이 말하는 것 같은 위상 강화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연구부문이 분리될 경우 한국GM은 신차를 개발해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사실상 생산 공장만 남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법인이 분리되면 단체협약과 노동조합이 승계되지 않아 노조가 와해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노조에서는 한국GM의 실적이 최근 계속해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점을 들며 결국 본사에서 한국 시장 철수를 또 다시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올해 한국GM의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1.7% 줄어든 24만6,386대 판매에 그쳤으며, 7월부터 9월까지도 매달 두 자릿수 판매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감지하고 한국GM 사장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불렀지만, 카허 카젬 사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참석하지 않아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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