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한국GM 법인 분리 사전인지 논란
KDB산업은행, 한국GM 법인 분리 사전인지 논란
  • 정세진
  • 승인 2018.10.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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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측 “사실상 철수 앞둔 먹튀 수순” 비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움직임을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하던 지난 4월 말 마지막 협상 말미에 R&D법인 분리안을 한국GM측에서 제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법인 분리에 대해 “우리가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 생각해 거절했으며 정상화 계약서에도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회장은 법인 분리 움직임을 왜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경영 판단에 해당할 수 있는 잠재적 사안까지 구체적으로 계약서에 넣어 금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지난 19일 한국GM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R&D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추후 한국GM은 생산 법인과 R&D법인을 분리해 R&D만을 별도로 담당하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설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산은과 한국GM노조는 법인 분리가 사실상 한국 생산 부문 철수를 위한 ‘먹튀’의 수순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GM 노조는 이미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으며 80%에 이르는 조합원들이 쟁의 행위에 찬성한 상태다.

노조측은 R&D 법인을 굳이 분리해야 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사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법인 쪼개기는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사측의 의도가 숨어 있으며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생산 부문의 구조조정을 쉽게 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지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노조 대표는 "우리는 한국GM의 연구개발 업무를 단 한 번도 방해한 적이 없었다"며 "법인 분리는 아무런 명분이 없는데다 고용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GM은 사측은 R&D 법인 분리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을 비롯한 대다수의 해외 법인들도 생산과 연구조직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는 것.

중국 내에서 GM은 2곳의 생산·판매법인과 1곳의 R&D 법인을 별도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상하이자동차와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하이GM은 쉐보레와 뷰익 등 GM그룹 브랜드의 승용차 생산, 수입, 판매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상하이차, 중국 우링자동차와 함께 만든 상하이GM 우링에서는 미니밴과 미니트럭 등을 주로 생산한다. R&D법인인 페이텍(PATAC·Pan Asia Technical Automotive Center)이다은 GM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1997년 출범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중국 법인은 지난 21년간 페이텍을 운영하면서 현지 시장에 특화된 모델을 다수 개발했으며, 중국도 자동차 개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윈윈 효과’를 거둔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오펠 등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R&D법인이 분리 운영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한국GM 사측은 테크니컬센터 코리아가 가동되면 현재 경차, 소형 SUV 등으로 국한된 개발 차종이 중형 SUV와 친환경차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노조측은 “법인이 분리되면 쟁의활동과 교섭력 약화가 불가피하며 자칫 제2의 군산공장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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