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그룹 일감 몰아주기, 공정위 직격탄 맞나
10개 그룹 일감 몰아주기, 공정위 직격탄 맞나
  • 정세진
  • 승인 2018.10.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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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위원장 “내년 상반기부터 심판정에서 제재 가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오랜 적폐로 여겨져 왔던 일감몰아주기 제재를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10개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이뤄졌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공정위 심판정에서도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10대 그룹은 금호아시아나를 비롯해 대림, 미래에셋, 삼성, 아모레퍼시픽, SK, 하림, 한진, 한화 등이다. 특히 이 중에는 국내 4대 재벌그룹에 속하는 삼성과 SK가 포함돼 있어, 이들 그룹의 비리가 밝혀질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만 지배구조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는 현대차와 LG그룹의 경우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구체적인 제재수위나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김 위원장은 “내년 중으로 많은 제재 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기업집단국이 출범하면서 조사도 더욱 활발해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일감 몰아주기 조사업무 처리 속도도 빨라져 꾸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재벌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공공연히 이뤄지는 부당한 편법”이라며 “총수의 사익을 위한 기업집단의 잘못된 결정은 반드시 법의 제재를 받을 것”라고 강조해 왔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 일가 지분율 기준을 상장회사 30%, 비상장 회사 20%에서 일괄 20%로 일원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 역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과징금 상한액도 2%에서 4%로 제재 수준이 높아진다. 해당 개정안은 다음달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며 빠르면 2020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법안이 통과되면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받는 기업집단 및 자회사는 231곳에서 601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재계에서는 개정안 발표 즉시 계열사 매각과 개편 등 제재 회피를 위한 조치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LG그룹의 경우 비상장 계열사인 서브원의 소모성 자재구매 부문(MRO) 사업을 분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총수 일가 지분율 19.9%인 판토스도 매각할 계획이다.

SK그룹은 SK해운이 차입 부담과 업황 부진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분 상당 부분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했다. 표면상으로는 경영난 해소를 위한 매각이지만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GS그룹 역시 계열사 건물 관리를 맡아 온 자회사 엔씨타스를 청산한 이후 시스템통합업체인 GS ITM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부 대기업집단에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해당 기업들은 대략 15곳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대부분 3년 정도의 기한을 두고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겼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추후 이들 업체가 자회사를 재매입 한다 하더라도 다시 가져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든다는 게 김 위원장의 구상이다.

그런가 하면 김 위원장은 불공정 하도급의 대표적인 경우로 대우조선해양과 중공업을 꼽으며, 두 기업의 사건 처리 결과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타파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공정위가 대우조선해양에 패소한 판례를 뛰어넘기 위해 올해 34개 협력업체를 모두 조사했다”며 “현대중공업 역시 4주에 걸쳐 협력업체까지 조사했고, 연말까지 삼성중공업 등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어떤 편법을 통해 재벌들이 사익편취를 할지는 모르나, 공정위는 이를 더욱 철저히 조사할 것이며 적발 시 이들이 치러야 할 비용 역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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