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배구조, 회장·행장 겸직하나
우리은행 지배구조, 회장·행장 겸직하나
  • 정세진
  • 승인 2018.11.0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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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예보 마지막 세부방안 조율 중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이 회장과 행장을 한시적으로 겸직하는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일 정례회의를 통해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 관련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어 8일 우리은행 임시 이사회에서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은행 행장을 일정 기간 겸직한다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지주에서 우리은행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지주회사 전환 초기 지배구조 안정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의 최대 주주인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겸직 쪽으로 가닥을 잡은 채 마지막 세부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금융권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양측은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개입이 자칫 관치금융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보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2016년 정부는 과점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지분 분산 매각을 통해 우리은행을 민영화했으나 예금보험공사는 여전히 우리은행 지분 18%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겸직안은 금융당국 내부에서 거의 확정되는 분위기지만 과점주주 의견을 대표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또 다른 변수가 생겨날 수도 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사외이사 5명 중 4명은 이미 두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회장 추천 후보를 받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즉 회장 적임자를 찾을 경우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겠다는 것인데 정부가 겸임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지배구조 개편안에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

사외이사들은 오는 7~8일 예보 비상임이사가 제외된 간담회를 통해 최종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사외이사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 보니 정부 제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사외이사들이 회장 선출 위원회를 가동하거나 특정 인사를 추대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지주사 회장 후보 적임자가 많지 않다 보니 사외이사들이 소수의 후보들 중에서 회장을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약 10여명으로, 만약 겸임이 이뤄진다면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데다 재임 기간 동안 최대의 실적을 올린 그는 은행 내외로부터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더구나 다른 후보를 내세울 경우 오는 23일 정기이사회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손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겸임 체제가 확정된다고 해도 임기 등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잡음이 예상된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은행을 제외한 보험, 증권 등의 분야가 빈약한 우리금융지주는 향후 종합금융지주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인수합병(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겸직 체제로 회장에게 불과 1년의 임기가 주어진다면 M&A 추진에 한계가 있으며, 지주사의 기반을 잡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당분간 자기자본비율 계산 시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위험가중치가 높다 보니 적극적인 M&A도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만의 특성이 반영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데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는데, 불과 1년 임기의 회장이 개편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도 짧은 임기 내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안정을 위해서는 신임 회장의 임기가 최소 2~3년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1년의 겸직 체제가 끝난 후 새롭게 후보군을 추려 지배구조에 대해 다시 논의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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