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제시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 두고 논란
당정 제시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 두고 논란
  • 정세진
  • 승인 2018.11.0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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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해소” vs “세계적으로 유례없어”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를 두고 각계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중소벤처기업부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 협의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가는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력이익공유제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정한 목표 매출 혹은 이익을 달성할 경우, 대기업이 그 이익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나눠주는 이른바 성과 배분 제도이다.

원가절감에 중점을 두고 있는 성과공유제와 달리 협력이익공유제는 중소기업들이 원가와 같은 민감한 정보를 대기업에 공개할 의무가 없다. 협력이익공유제의 이익 분배 방식은 크게 협력사업형과 마진보상형, 인센티브형 등 세 가지로 제시되고 있다.

제조업을 대상으로 하는 협력사업형은 대·중소기업이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판매 실적에 따라 공유하는 방식을 말한다.

마진보상형은 정보기술(IT)이나 유통 등 플랫폼 사업자가 협력 사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을 공유하게 되는데, 그 평가 지표는 콘텐츠나 광고 조회수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센티브형은 대기업의 경영 성과 달성에 도움을 준 협력사들에게 실적과 고용 지표 등을 기준으로 장려금을 주는 형태를 말한다. 당정은 올해 안으로 상생협력법을 개정해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한 기업에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손금인정 10%, 법인세 세액공제 10%, 투자·상생협력촉진 세제 가중치 적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 세제 외에도 수·위탁 정기 실태조사 면제, 동반성장평가 우대 등도 인센티브에 포함된다.

만약 법안이 연내에 통과된다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 쯤으로 예상된다. 법안 도입에 찬성하는 이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익 배분을 법으로 정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기업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협력이익공유제는 또 다른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부담을 느낀 대기업들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해외 기업들로 협력사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산업 공동화로 오히려 중소업체들이 일감을 잃으면서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노사 문제와 각종 규제로 이미 대기업 상당수가 국내 공장 신·증설을 꺼리고 있다”며 “이익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들과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해외에 공장을 세우거나 증설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투자한 금액은 약 8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심지어 중견·중소기업 사이에서도 “협력이익공유제는 시장경제 원리를 훼손하는 정책이며, 결과적으로 국내 하청 기업들의 경영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은 협력이익공유제 인센티브 조건에 대중소기업협력재단 기금 출연을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발한다. 이에 중기부 관계자는 “기금을 출연하지 않고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협력이익공유제를 통해 대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은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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