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경영악화 우려”
건설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경영악화 우려”
  • 정세진
  • 승인 2018.11.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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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 조건 변경, 발주기관 무관심 및 공사비 증가 따른 경영악화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결과적으로 경영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4일 '법정근로시간 단축 이행 이후 건설업체의 대응 동향 및 향후 과제'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건산연에서는 지난 9월 한달간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는 3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건설업체들이 꼽은 주 52시간 근무 시행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근로 조건 변경에 대한 발주기관의 무관심과 공사비 증가에 따른 경영악화이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부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조치했으나 관련 법규의 세부 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막상 공사기간 연장이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입되는 공사비는 늘어나는 반면 수익은 감소하며, 일부 근로자의 이탈로 인력 수급마저 차질이 생긴다는 게 건설사들의 이야기다.

근로시간 차이로 원도급사와 하도급사 간 업무 연계가 불편해지고 계절적·일시적 인력 수요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외 현장이 많은 건설업의 특성상 탄력근로제로 인한 애로사항도 제기됐다. 탄력근로제 운용 기간이 최대 3개월로 촉박한데다 주 단위로 초과근로 운용이 제한된 것 등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는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초과 근로시간을 운용하고 있으며, 우리도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건선연 관계자는 전했다. 근로시간 단축 이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전체 응답자의 70% 이상이 법정 근로시간 단축 관련 지침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47.8%의 응답자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 확대를 필수 과제로 꼽았다.

건산연 관계자는 “법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게 상생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되도록 유예 기간 동안 정부의 적극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정부의 적정 공사 기간 및 공사비 산정을 위한 세부 지침이 마련돼야 하고, 건설업체 차원에서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건설업 특성에 맞는 근로시간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국회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은권 의원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건설업계의 고충 해소를 위해 근로시간 특례 업종에 건설업을 포함시키고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개선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5일 대표발의 했다.

이 법안에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일인 7월 1일 이전 공사에 대해서는 종전 근로시간을 적용하되 해외파견 근로자는 적용을 제외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7월 1일 이전에 발주된 공사는 종전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공사 기간을 잡았기 때문에 주 52시간을 적용하면 건설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거액의 지체상금을 묻게 되며, 무리한 공사로 인한 안전사고와 품질 저하 우려도 있다.

이은권 의원은 "근로시간 일률 단축은 건설현장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이루어진 정책"이라며 "건설업은 특정 시기와 계절에 집중 근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가장 필요한 업종"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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