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비정규직 보호법이 오히려 고용 규모 줄여”
KDI “비정규직 보호법이 오히려 고용 규모 줄여”
  • 정세진
  • 승인 2018.11.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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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도급직 고용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지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비정규직 보호법이 오히려 고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KDI는 지난 19일 ‘비정규직 사용 규제가 기업의 고용 결정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비정규직보호법은 기간제 근무자 등 비정규직을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법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지난 2007년 7월 이후 규제 대상인 기간제와 파견직을 다수 채용했던 회사들이 아예 전체 고용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이전 기간제나 파견 근로자 비중이 타 기업에 비해 10% 높은 업체들이 시행 후에는 전체 고용 규모를 3.2% 줄였다”고 설명했다. KDI 분석 결과 비정규직 비율이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은 기업은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정규직이 11.5% 늘었지만 비정규직은 33.9% 줄었다.

KDI 관계자에는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기업들이 법 적용 대상이 아닌 용역이나 도급직 고용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용역이나 하도급 직원처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비중은 무노조 기업에서 6.9%, 유노조 기업에서 16.4% 증가했다.

50인 이상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사용규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근로조건 변경이 어렵다고 느끼는 기업일수록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소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사용자가 인식하는 근로조건 변경의 어려움(0~10점)이 1점 증가하면, 기간제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확률은 2.8%포인트 감소했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의 경우 정규직보다 기타 비정규직 증가가 주로 관찰됐으며. 무노조 사업장은 정규직 증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노조가 있는 기업의 경우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정규직이 8.2%, 노조가 없는 기업은 정규직이 12.6% 늘었다. 통상 노조가 있는 기업일수록 근로조건 변경에 보다 어려움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KDI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KDI는 “비정규직 정책이 지금까지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얼마나 규제할 것인지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KDI는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근로조건의 경직성 완화를 제시하고 있다.

박윤수 KDI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보호 수준은 거의 ‘0’인데 정규직이 되면 (보호 수준이) 상당히 올라간다”며 “정규직 보호 수준을 완화해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노동 유연성 강화가 쉬운 해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임금과 근로시간 등 근로 조건의 유연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은 보장하되 기업의 편의에 따라 근로 조건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KDI는 ‘2014년 이후 실업률 상승에 대한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서도 실업문제 완화를 위한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경직성 완화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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