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바 고의분식 발표에도 집중 매수
국민연금, 삼바 고의분식 발표에도 집중 매수
  • 정세진
  • 승인 2018.11.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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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부재·대마불사 등 복합요인 작용” 지적

 

국민연금공단이 고의 분식회계 발표 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는 연기금이 지난 8~9월 두 달 동안 삼성바이오 주식 20만주를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원은 지난 5월 삼성바이오에 대한 고의 분식회계를 발표했으며 8~9월은 금감원이 관련 증거를 추가로 수집하던 기간이다. 연기금의 90% 가량은 국민연금이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달 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이 내부문문건을 공개한 11월 둘째 주 이후 매도로 돌아섰다.

다만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지분율 5% 미만인 종목의 경우 6개월 전까지의 세부내역만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어 현 시점에서 삼성바이오 주식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유재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한 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 203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3.07%이다.

이는 삼성바이오가 거래중지 처분을 받기 전날 종가인 33만4천500원 기준 6790억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만약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한다면 국민연금은 해당 자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유 의원은 “국민연금이 5월 이후에도 삼성바이오 주식을 매입, 9월 말 기준 지분율이 4~5%로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로 투명 경영을 하겠다고 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삼성바이오에 대해서는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면서 손실을 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 지분율 1%를 높일 경우 66만주가량을 더 매입해야 한다. 유 의원은 “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300만주 가까이 갖고 있으며 그 가치는 종가 기준 9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2016년부터로, 기금운용본부가 이후에도 주식을 매입했다면 이는 ‘도박’에 해당하는 행위라며 그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 4월 있었던 삼성증권 배당사고 당시 국민연금 위탁운용펀드는 당일 주식을 매도하고 거래 증권사에서 삼성증권을 제외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반면 8~9월의 경우 기금운용본부장이 공석이었고 국민연금이 내부적인 혼란을 겪고 있다 보니 대처가 어려웠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 논란의 중심에 있던 위험 종목에 국민의 노후자산인 연금을 투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리더십 부재와 대마불사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국민연금에서는 생각했으며, 설령 분식이 맞다고 해도 소송전으로 가면 잊혀지게 될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측은 “투자 규정상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이렇다 할 해명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손실이 10조원에 이르며 연말까지 20조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만약 삼성바이오 주식매입 의혹이 맞다면 더 큰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보건복지부 장관은 손실 최소화를 위해 신속히 대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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