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패널’ 핵심기술, 삼성 협력업체가 中에 넘겨
‘엣지 패널’ 핵심기술, 삼성 협력업체가 中에 넘겨
  • 정세진
  • 승인 2018.11.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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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신뢰관계 훼손…대표 등 3명 경찰 구속

 

삼성전자와 30년간 거래해 온 협력업체가 스마트폰 핵심 기술을 중국 업체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지검 인권·첨단범죄전담부는 지난 29일 '산업 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A사 대표 방모씨와 설계팀장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직원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방씨 등은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은 '플렉서블 OLED 패널 3D 래미네이션' 관련 설비 사양서, 패널 도면 등을 위장 업체 B사에 유출한 뒤 일부 자료를 중국 업체 2곳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혐의에는 지난 5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자료와 도면 등으로 B사에서 3D 래미네이션 설비 24대를 제작, 중국 업체에 16대를 수출하고 8대를 수출하려 한 것도 포함됐다.

해당 업체가 팔아넘긴 기술은 스마트폰의 곡면 화면인 '엣지 패널'을 만드는 데 필요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6년에 걸쳐 15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것이다.

해당 기술은 2014년 갤럭시노트4 엣지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얇은 필름 형태이기 때문에 패널 자체를 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실제로 재품에 탑재할 때 보호 유리를 붙이는 공정이 까다롭다.

접착 공정에서 화면에 가해지는 힘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패널과 유리 사이에 빈틈이 생겨 터치감을 떨어뜨리거나 유리가 깨질 수 있어 빈틈 없이 완벽하게 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접착 공정이 엣지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엣지 패널 핵심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에 의해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돼 있으며,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방씨 등은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동일한 설비를 중국에 수출하면 기술이 유출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출을 강행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A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비밀 유지 계약을 체결하고 엣지 패널 제작 자동화 설비를 만들어 독점적으로 납품했다가, 해당 기술을 중국 업체에 155억원을 받고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씨는 형수 명의로 위장 기업 B사를 설립하고 A사 전무가 이를 실질 운영하도록 했으며, 위장 사실이 탄로나지 않도록 B사의 등기부상 소재지를 빈 공장에 둔 채 가짜 간판을 단 공장에서 설비를 제작했다.

중국 회사들은 이렇게 제작된 설비를 불법 수입해 삼성 수준의 제품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A사의 행각에 덜미가 잡힌 것은 지난 8월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서 파악한 첨보 내용을 검찰에 넘기고, 수사에 착수하면서부터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기준 매출액이 1조1384억원에 이르는 강소기업이면서 삼성과는 30년 이상 협력해 온 곳이다. 특히 삼성의 자동화 설비 제작은 해당 업체가 거의 도맡다시피 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A사가 중국 업체에 기술을 넘긴 이유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린 이후 올해 들어 이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기술유출로 3년간 매출이 6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정도가 감소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사 측은 검찰의 발표에 대해 "문제가 된 기술은 자체 개발한 기술이며, 국가 핵심 기술에도 속하지 않는다"며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김욱준 수원지검 부장검사는 “이들은 차명폰을 사용하고 사내메일 대신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은폐하려 했다”며 핵심 기술임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방씨 등이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수익금 전액에 대해 부동산, 예금채권 등에 추징보전청구를 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 조치를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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