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정부 경제정책에 “속도조절” 쓴소리
벤처업계, 정부 경제정책에 “속도조절” 쓴소리
  • 정세진
  • 승인 2018.12.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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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흔들리며 충격 와 닿아” 연대보증도 지적
지난 4일 벤처기업협회는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벤처기업협회
지난 4일 벤처기업협회는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벤처기업협회

 

그동안 노동 현안에 침묵을 이어 온 벤처기업협회가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4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동안은 현 정부가 의미 있는 결과를 낼 것으로 믿었고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운을 떼었다.

안 회장은 “그러나 최근 협력사들이 흔들리며 우리도 함께 충격을 느끼고 있다”며 “경제정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5년 설립된 벤처기업협회는 ‘벤처 특별법’ 도입을 이끌었으며 지난해 6월 말 기준 회원사가 1만4000곳에 이르는 단체이다. 최저임금 논란과 각종 경제지표가 우리경제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조명하고 있는 가운데, 벤처업계도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회장은 이어 정부 출범 후부터 지속적으로 촉구해 온 연대보증 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금융지원위원회 등에서는 다들 잘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보증 문제가 심각하게 지체되고 있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연대보증에 있어 최악의 국가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안 회장은 해당 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에 마무리 된 1기 위원회에서 우리를 포함한 많은 벤처기업들이 목소리를 냈으나, 최근 카풀서비스와 택시업계의 갈등을 보면 사실상 성과 없는 용두사미로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택시조합의 카카오T 카풀 반대 움직임과 카카오측의 갈등을 정부가 중재해야 하는데 그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정민 협회 부소장 역시 "유사 이래 신산업과 전통산업의 충돌은 늘 있어왔으나 이번 경우 정부가 지나치게 방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공유경제라는 신산업이 막힐 수도 있는 상황에서 중재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소득주도 성장에 묻혀 벤처와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공정경제·혁신성장 부분이 밀린 점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건강한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책 효과들이 현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현장 벤처기업가들은 기업의 발목을 옭아매는 규제를 혁파해 줄 것을 역설하고 나섰다. 협회 임원사인 최승호 틸론 대표는 "일본의 경우 재택근무 직원을 둔 회사에는 교통체증 유발금을 감면해주는 등 제도적 프로세스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도 그런 노력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안 회장은 “지난 9년 간 새로운 규제는 1만개 이상 생긴 데 반해, 전·현 정부가 해소한 규제는 900건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아울러 정부 대북 정책을 예로 들어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의지 촉구를 강조했다.

안 회장은 “정부가 과감하게 추진해 온 대북 정책을 보면 벤처 생태계를 살리는 데에도 그만큼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난 1년6개월간 실행하지 못했던, 경제의 판을 흔들만한 혁신을 이뤄 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 회장은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모인 상설 협의체 진행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벤처기업협회와 다른 국내 벤처단체들이 결성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지난 8월 삼성을 비롯한 5개 대기업과 대·중소기업간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당초 9월에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과 첫 만남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대기업-중소기업과의 공정경제에 대해 안 회장은 “돈 많은 회사가 작은 회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처럼 당당히 애플과 라운드테이블에 앉아 회사 가치를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상생이고 공정경제다. 지금처럼 ‘내 밑의 하청’이라는 의식은 버려야한다”며 발상의 전환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협회 관계자들을 비롯해 베이글랩스와 웰트, 틸론, 럭스로보 등 회원사 대표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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