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상장유지, 재무안전성 때문?
삼성바이오 상장유지, 재무안전성 때문?
  • 정세진
  • 승인 2018.12.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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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처벌 논란…각종 중징계는 유효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유지를 결정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등을 고려할 때 상장자격이 유지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11일부터 삼성바이오 주식거래는 재개됐다.

금융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가 고의 분식 판정을 내린 이후 26일 만에 내린 이번 결정은 증권 시장의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주식 시장을 운영하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분식회계 혐의로 드러난 경영 투명성에 대한 우려보다 현재 삼성바이오의 재무안정성에 무게를 두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의 시가총액 규모는 약 22조원으로 코스피 8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주식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또 전체 발행주식수 중 25%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 투자비중은 9%에 이른다.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 상당수가 기관이다 보니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됐다면 자칫 기관들의 줄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었다. 8만 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도 거래소의 결정에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회계법인 삼정, 안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상장폐지 여부는 영업지속성, 재무건전성, 경영투명성, 공익 실현, 투자자 보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거래소 입장에서는 삼성바이오 문제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언급했다.

이전의 사례를 볼 때 상장폐지 조치를 받은 기업의 대부분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삼성바이오의 경우 현재 재무상태에 문제가 없어 시장 거래를 재개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바이오 상장 유지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삼성바이오 주식이 포함된 파생상품 거래의 안정성도 다시 확보됐다.

삼성바이오가 포함된 ETF는 73개 종목, 상장지수증권(ETN)은 5개 종목이 상장돼 있으며, 이 중 7개의 ETF와 3개 ETN의 전체 순자산 중 삼성바이오의 편입 비중은 5%가 넘는다.

삼성바이오 거래가 정지된 기간 동안 이들 상품은 유독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고의적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기업에 이처럼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보니 이른바 ‘대마불사’ 논리에 따른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한국항공우주(KAI), 대우조선해양 등도 분식회계 문제로 상장폐지 대상이 됐으나 실제로 폐지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다만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심사와는 별개로 검찰 고발과 금융당국 차원에서 삼성바이오에 대한 중징계는 유효하다.

지난달 금융위는 삼성바이오에 과징금 80억원과 대표이사와 담당임원 해임권고, 재무제표 수정,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내렸다. 증권선물위원회 역시 지난달 14일 삼성바이오가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회사와 김태한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측은 이에 금융위와 증선위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으며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는데 만약 삼성바이오의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김태한 대표는 행정소송이 끝날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행정소송의 경우 통상 1심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길게는 2년 이상 걸리는데, 삼성바이오가 승소할 경우 증선위 의결 내용은 전면 무효화되지만 패소하면 삼성바이오는 내년 주주총회에 대표이사 해임권고안을 상정해야 한다.

결국 삼성바이오의 최종적인 운명은 행정소송이 종료되는 2년 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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