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글로벌 왕따? 유럽 시장도 등 돌려
화웨이, 글로벌 왕따? 유럽 시장도 등 돌려
  • 정세진
  • 승인 2018.12.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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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보안 우려 등 복합적 요인 작용

 

세계적인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급부상한 중국 화웨이가 전 세계 통신 시장에서 고립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CNN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유럽의 핵심 시장인 프랑스와 독일이 화웨이를 보이콧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최대 통신기업 오랑주는 자국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리샤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화웨이에 5G를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에릭슨, 노키아와 같은 전통적인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통신업체 도이체텔레콤 역시 화웨이 장비의 보안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 구매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현재 조달 전략을 재평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도이체텔레콤이 이와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미국 이동통신업계 3·4위 업체이면서 모기업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시작된 화웨이 퇴출 움직임은 호주와 일본에 이어 유럽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 연방정부는 스프린트 합병 승인에 앞서 국가안보 위해 여부를 심사 중이며,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가 심사 항목에 포함돼 있다.

최근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국가안보 문제를 빌미 삼아 체포된 것도 미국의 화웨이 견제 조치 중 하나라고 추정된다. 미국과 동맹 관계인 뉴질랜드와 호주의 경우 자국 통신회사들이 화웨이의 5G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스프린트 지분 85%를 보유한 일본 소프트뱅크 역시 화웨이 장비를 단계적으로 타사 제품으로 바꾼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에서도 통신그룹 BT가 5G 모바일 네트워크의 핵심 장비를 화웨이에서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때 미국 정부와 화웨이의 갈등은 미-중 간 무역전재의 일환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전 세계가 화웨이를 ‘왕따’시키는 모양새다.

14일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서도 지난 7월 미국이 주도하는 영미권 첩보동맹인 '다섯 개의 눈'(Five Eyes·미·영·호주·캐나다·뉴질랜드) 소속 5개국 정보 수장들이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미국과 화웨이의 갈등은 이미 15년 전인 2003년 미 IT회사 시스코시스템스가 화웨이를 상대로 지재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시스코는 화웨이가 자사 라우터, 스위치에 적용된 특허기술과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무단복제한 뒤 저가에 출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화웨이는 도용사실을 일부 인정하고 시스코도 고소를 취하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서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미 수사당국에서는 화웨이가 매년 고속 성장하는 뒷배경에 중국 정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가 창업한 화웨이가 정부지원을 받으며 중국의 스파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이 본격화된 것은 2012년부터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화웨이 퇴출 움직임은 보다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기술굴기의 상징이라는 점도 견제의 이유로 분석된다. 화웨이가 순식간에 통신장비 세계 1위, 스마트폰 세계 2위로 올라서면서 중국의 IT패권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증거도 없이 보안 우려를 이유로 가성비 좋은 화웨이 제품을 무조건 배척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미국 IT시장조사업체 IDC의 니킬 바트라 통신담당 수석 연구원은 "화웨이를 빼면 5G 장비 공급이 가능한 회사는 에릭슨과 노키아밖에 없는데, 이는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을 늦추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트라 연구원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미국의 통신장비 가격은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면서 "이는 (다른 산업에도) 광범위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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