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진출 2년, 국내 미디어업계 위기
넷플릭스 진출 2년, 국내 미디어업계 위기
  • 정세진
  • 승인 2018.12.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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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콘텐츠 확보 노력에도 물량공세에 밀려

 

넷플릭스가 2년 전 한국에 진출한 후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국내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등 미디어업계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LG유플러스는 자사 IP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지상파 3사는 성명서를 발표, 넷플릭스가 국내 IPTV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했다. 거대 미디어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케이블 방송에 이어 IPTV까지 진출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지상파 방송 대표들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넷플릭스 진입에 대한 대응 정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익 배분 조건 역시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이다. 넷플릭스는 플랫폼 업체에 전체 매출의 10%를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과거 제휴를 맺은 딜라이브도 수용했던 조건이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는 지난 6월 이와 관련해 “통상적으로 유료방송사업자들은 방송채널사업자에게 5대5, 6대4의 수익 배분을 적용해 왔으며, 넷플릭스만 90%의 수익을 가져가게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와 같은 수익 배분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상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아 의구심을 사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당분간 타 IPTV 플랫폼과 넷플릭스의 제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업계가 넷플릭스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달 8~9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는 넷플릭스 쇼케이스 행사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See What’s Next: Asia)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국의 70여 개 매체를 비롯해 11개국 200여 명의 아시아 언론인들이 참석석했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은 독특한 소재, 영화 이상의 퀄리티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류라는 독특한 문화를 바탕으로 아시아 전역은 물론 세계 전역을 아우르는 스타와 콘텐츠 생산력을 확보한 국가라는 점이 작용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보급률로 인해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가 정착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에는 SKT나 KT와의 제휴에 실패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 미미했다.

그러나 2018년에 와서 넷플릭스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투자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유재석이 출연한 한국 예능 ‘범인은 바로 너’, tvN ‘미스터 션샤인’ 방영권 확보 등에 투자하며 한국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19년에는 김은희 작가의 ‘킹덤’과 이나정 감독의 ‘좋아하면 울리는’, 오진석 감독의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이승기가 합류한 ‘범인은 바로 너!’ 시즌2 등의 넷플릭스 방영이 예정돼 있다.

해당 작품들에는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박민영, 김소현, 이승기, B1A4 진영 등 한류스타들이 대거 출연, 한류 팬들을 끌어 모은다는 게 넷플릭스의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지속적인 한국 시장 투자로 인해 국내 콘텐츠 업계가 다수의 영상 콘텐츠를 거대 해외 자본에 빼앗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지상파 사장단의 이효성 위원장은 “변화를 거듭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콘텐츠 제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이상원 교수 역시 “한국은 현재 기술적인 경쟁력이 없지 않다. 어떻게 해야 콘텐츠와 이용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최적의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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