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비전의 국립박물관
희망과 비전의 국립박물관
  • 김찬석 청주대교수
  • 승인 2018.12.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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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석 교수
김찬석 교수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이 변하고 있다. 근엄하고 조용한 박물관이 재미있고 활력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나하고 무슨 연관이 있을까 반문했던 박물관이 내 삶에 영향을 주고받는 박물관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물관은 기록의 공간이자 상상의 산실이다.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경주, 대구, 광주, 전주, 춘천, 공주, 제주 등 전국 14개 국립박물관을 한 번이라도 들려본 사람이라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과 서책을 통한 영감으로 문화 한류의 콘텐츠를 만들어 낸 작가의 이야기는 많은 사례 중 하나이다. 

박물관은 전시를 통한 소통의 장이다. 유물과 관람객, 박물관과 국민 사이에 부단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곳이 박물관이다. 전국에서 국립박물관들은 전시를 통해 벌이는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특히 상설 전시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진 특별전을 통해서는 분명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17년 국립박물관 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017년 국립박물관은 특별전 진단제도를 도입하였다. 박물관 중심의 특별전시회를 관람객, 국민의 눈에서 살펴보자는 것이 이 진단제도의 취지다. 국립박물관이 개막한 특별전을 주최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관람객 관점에서 다시 보고 평가해서 관람객 친화적인 특별전으로 한 단계 더 나갈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국립박물관 대안 찾기다. 

여기에는 고고학, 미술사, 금속공예 등 특별전 개최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영, 광고홍보, 마케팅, 콘텐츠, 전시 연출, 디자인 등을 전공한 교수와 실무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 아울러 박물관 내부에서도 다른 전시 기획자의 전시를 관람객 입장에서 관찰하여 상호 평가하는 동료평가를 도입하였다. 전시를 담당한 기획자, 큐레이터 그리고 관리자들은 자신이 몇 개월 또는 몇 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기획하고 연출한 전시를 외부 전문가들과 동료들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평가하는 일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불편했을 것이다. 이러한 부담을 딛고 첫해 특별전 진단이 마무리되었다. 

올해 다시 가서 본 국립박물관 특별전은 아주 달라져 있었다. 춘천박물관의 오백나한전은 기존 박물관 특별전의 틀을 깨고 훌륭한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들도록 해주었다.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대고려전은 주요 방송과 신문의 뉴스를 통하여 보도되어 미디어 노출 효과가 상당했다. 또한 전시실의 설명문은 전보다 커지고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어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전시를 볼 수 있었다. 대구박물관은 야외 공간에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워터풀이 들어와 있다. 공주박물관은 보는 전시에서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오감체험 전시를 하고 있다. 나주박물관의 전시품에 부착된 초등학생들도 이해하기 쉬운 대화형 안내문이 눈길을 끌었으며, 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의 황금인간은 수많은 관람객 블로그의 메인을 장식하였다. 큐레이터가 자신의 전시를 유튜브에 올려 설명하고 꼭 와서 보라고 추천하는 영상도 올라오고 있다. 불과 1년 전 시행한 국립박물관의 특별전 진단제가 가져다준 변화치고는 적지 않은 결과다.

새로운 2019년이 다가오고 있다. 박물관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희망과 비전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한국문화의 뿌리이자 열매인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이 박물관 한류(K-museum)로 성장하여 우리가 자긍심을 느끼는 문화 한류를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어본다. 박물관을 통하여 문화적 자존감을 높이고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소망을 가져본다. 4차산업혁명의 기술력이 박물관의 휴머니즘 가치를 더 생생하게 만들고 이를 사회적으로 더 넓게 공유할 수 있을 것이란 비전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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