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로페이 도입 첫날 “취지는 좋았는데...”
서울시 제로페이 도입 첫날 “취지는 좋았는데...”
  • 정세진
  • 승인 2018.12.21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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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불편에 소비자 유인 위한 혜택도 부족
'제로페이 서울'/ 서울시 제공
'제로페이 서울'/ 서울시 제공

 

지난 20일 서울시가 시범 도입한 제로페이 서비스가 생각만큼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공약했던 공페이 서비스는 이날 서울 전역과 부산 자갈치시장 일대, 경남 창원시 등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제로페이란 사용자가 스마트폰 은행 애플리케이션이나 간편결제 앱으로 매장 내 QR코드를 촬영 후 구매 금액을 입력하면 계좌이체 방식으로 현금이 지급되는 결제 시스템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별도로 카드를 지참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며 매장에서는 신용카드사의 수수료 차감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서울 시내 소상공인 업체 66만6000여곳 중 2만여명이 가맹 신청을 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영등포역 지하상가의 경우 가입률이 85%에 이른다.

제로페이와 업무협약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사업체도 골프존을 비롯해 교촌에프앤비·롯데GRS·멕시카나·bhc·이마트24·코리아세븐·탐앤탐스·한국미니스톱·이디야커피·GS리테일 등 24개사에 이르면서 도입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시행 첫날이 되자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매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이야기다.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를 찾은 한 시민은 “제로페이 패드를 가게 안에 들어가 확인하기 전에는 사용 가능 여부를 알기 어렵다”며 “결국 불편을 막으려면 신용카드를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앱 없이 QR코드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개발되면서 오히려 충분한 매장 정보는 제공되지 못하는 것이다. 제로페이를 원활하게 이용하려면 미리 검색을 통해 이용 가능 매장을 알아야 하다 보니 굳이 이용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이용자들은 토로한다.

준비 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영등포 지하상가 상인들에 따르면 시에서 QR코드를 배부한 것은 시행 하루 전인 19일의 일이다. 반포 고속터미널 상가 역시 사정은 비슷해서 이날 오전에야 400여개의 QR코드가 배부됐다고 알려졌다.

현재 서울 시내 소상공인 매장 중 실제로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한 곳은 3%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00여명의 ‘제로페이 서포터즈’를 교육시켜 현장에 투입했지만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매장 방문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업주들 역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부담은 줄었지만 금액을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점이 번거롭다는 것이다. 더구나 점포판매시스템(POS)과 연동이 되지 않으면 매매 제품 정보 확인이나 환불, 교환이 불가능하다. 제품 품목이 많은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이런 문제 때문에 재고 관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편 20일 서울시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로페이 확산 결의 대회를 열고 내년 3월까지 이 문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현재 제로페이 이용 확산 유인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보다 높은 40% 의 소득공제율이다.

여기에 서울시 운영 문화 체육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지만 다양한 할인 혜택에 누적 포인트를 제공하는 신용카드와 경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제로페이 소득공제보다 통신비 할인이나 항공비 마일리지 등이 훨씬 더 와 닿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한편 소상공인들이 적용받는 제로페이 수수료 혜택의 경우 전년도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8억원 이하는 0%, 8억~12억원은 0.3%, 12억원 초과는 0.5%이다. 그러나 적용되는 가맹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수수료 인하 효과를 소상공인들이 피부로 체험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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