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의 회장, “한국 경제는 냄비 안 개구리” 쓴소리
박용만 상의 회장, “한국 경제는 냄비 안 개구리” 쓴소리
  • 정세진
  • 승인 2018.12.2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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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장기적인 하향세 인정 안해... 정부 쇄신 노력 필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구 경제 상황에 대해 ‘냄비 안 개구리’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박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경제는 피부 곳곳에 화상이 생기기 시작한 냄비 안 개구리와 같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정부가 파격적인 규제 개혁을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박 회장의 비유는 한국 경제가 오랜 시간 동안 누적돼 온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중장기적 하향세에 들어섰으며, 이대로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면 회복 불능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과거 정부 때부터 고도 성장세가 꺾이고 새로운 이머징 마켓이 나오는 시점에 경제 시스템을 바꿨어야 했는데 바꾸지 못했다”며 정부의 경제 정책에 날을 세웠다.

밑으로는 치고 올라가는 신흥국들과 경쟁하며 위에서는 각종 규제와 제도에 발이 묶인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기업과 관련해 국회에 발의된 1500건 이상의 법안들 중 규제 법안이 절반 이상인 833건에 이르는 점을 박 회장은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국민 일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규제가 다수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수준”이라며 “시대에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규제들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회장은 “규제 시스템이 성장과 혁신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원인, 그 해법을 정부와 기업 등 당사자들이 대부분 알고 있음에도 단기적 이슈나 이해관계에 묶여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박 회장의 지적이다. 이처럼 오랜 문제들이 산적한 채 시간이 흐르다 보니 결국 경제가 구조적인 하향세를 면할 수 없었다는 것.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성장이 더뎌진 주력 산업 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은 도태되도록 하고, 성장이 가파른 신규 산업을 육성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정치적 판단 때문에 이미 사양화된 산업을 도태시키지 않으면 산업 전반이 활력을 잃기 쉽다는 것이다. 규제에 막혀 제대로 출발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신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도 그가 제시하는 대안이다.

특히 승차공유 서비스 등 신산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박 회장은 “주로 갈등이 발생하는 분야는 운수, 소매, 음식, 숙박 4대 생활서비스업”이라는 점을 들었다.

해당 분야에는 영세 상인들의 비중이 높다 보니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으나, 일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보다 나은 서비스라는 데서 갈등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이런 갈등은 구성원들 자체의 노력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협력이익 공유제 등 사회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아무도 십자가를 지고 싶어 하지 않아서다. 국민운동 차원의 분위기 조성 같은 게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부총리, 정책실장 등 전화를 하면 언제 어느 때나 다 만나준다. 과거 어느 정부보다 열려 있다”며 소통 면에서 합격점을 줬다.

박 회장은 “정부가 방향은 잘 잡고 있으나 정책 수행 과정에서 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디테일을 살리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성장이냐 분배냐를 선택하는 이념적이고 소모적인 담론에서 벗어나 용이한 성장과 동시에 분배를 개선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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