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오너일가, 관세법 위반 검찰수사
대한항공 오너일가, 관세법 위반 검찰수사
  • 김민지
  • 승인 2018.12.28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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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생활용품 등 1억5000만원 상당 밀수입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또 다시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27일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아내인 이명히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인천지검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인천본부세관은 또한 대한항공 직원 2명과 대한항공 법인 역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세관이 지난 4월 제보를 받고 조양호 회장 자택과 인천공항 대한항공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에 들어간 지 8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 전 이사장 등 대한항공 오너 일가 5명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올해 5월 해외 명품, 생활용품 등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물품 1061을 260차례에 걸쳐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1월~2017년 3월 사이에 해외에서 가구, 욕조 등 시가 5억7000만원에 이르는 132점의 물품을 30차례에 걸쳐 들여오면서 수입자를 대한항공으로 세관에 허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이사장의 경우 대한항공 해외지점에 해외 유명 과일과 그릇 등의 구매를 지시했으며 해당 물품을 대한항공편으로 국내에 반입한 뒤 회사 물품으로 위장해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품의 배송지를 대한항공 해외지점으로 기재한 뒤 해외지점에서 대한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여와 회사 물품인 것으로 위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인천세관측은 밝혔다. 

2억2000만원 상당의 관세, 운송료 등은 대한항공에서 대신 지불했으며, 조 전 전무는 그 외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선물 받은 고가의 반지와 팔찌 등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했다.

검찰은 세관 송치에 따라 이 전 이사장 등의 혐의에 대해 본격 수사에 들어가며, 대한항공이 대신 지급한 2억2000만원과 관련해 배임·횡령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인천세관 수사 과정에서 해당 혐의 뿐 아니라 총수 일가가 증거 인멸에 나선 정황도 드러났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세관 관계자들은 이 전 이사장 등이 세관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압수수색 중 밀수입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다수 발견됐으나 피의자들은 국내에서 구입하거나 선물을 받았다고 둘러대며 구매 영수증 등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 

총수 일가 및 대한항공 직원 기소와는 별개로 인천세관 내부에서의 징계도 이뤄졌다. 

인천세관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회사 물품 국내 반입 시 검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난 세관 직원 2명을 적발, 각각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세관은 이들 두 직원이 대한항공측과 유착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관련 기록을 함께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21일 시작된 인천세관의 압수수색은 조양호 일가의 자택 및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내 대한항공 사무실을 시작으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사무실, 전산센터, 중구 한진관광 사무실은 물론 경기도 일산의 협력업체까지 전방위로 진행됐다. 

5차례에 걸친 압수수색 끝에 2.5t이 넘는 현물이 확보됐으며 98여명에 이르는 참고인 조사 등이 이뤄졌다. 

또한 세관은 600달러 이상 물품구매 시 자동 통보되는 해외여행자 물품구입 전산시스템을 활용, 5년 치 총수일가의 카드 사용 내역과 자택 등에서 촬영한 물품 등을 대조해 해당물품의 국내 반입경위에 대해 확인하는 한편 대한항공의 10년치 수입통관자료도 분석했다. 

그러나 총수 일가의 증거인멸 시도로 압수수색에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으며 한차례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검찰 송치라는 조치를 취한 것도 관세청에 횡령이나 배임에 대한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어서, 이번 사태는 세관당국의 수사권 확대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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