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 19년 만에 총파업 가나
국민은행 노조 19년 만에 총파업 가나
  • 정준호
  • 승인 2018.12.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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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 실적…이익성과급 300% 지급해야”

국민은행이 주택은행과의 합병 이후 19년 만에 총파업 초읽기 상태에 놓였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2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찬반 투표 결과 1만1990명 중 96.01%에 이르는 1만1511명이 총파업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다음달 8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어서 금융권 안팎으로 적지 않은 동요가 예상된다.

파업을 둘러싼 주요 쟁점은 성과급이다. 노조측에서는 국민은행이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만큼 임금 2.6% 인상과 함께 지난해 통상임금 300%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이익 성과급 300%외에 PC오프제 시행으로 누락된 시간외 수당 명목 150%,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 연 100만원 지급 등으로 직급에 따라서는 통상임금의 500%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러나 국민은행 사측에서는 이미 평균 연봉이 9100만원에 이르는데다 올해 실적이 목표이 미치지 못한 점을 들어 노조가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합의한 임금단일화협상 내용에 따르면 양측은 올해부터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측은 성과급이 지급되려면 최소 ROE가 10% 이상이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는 노조와 경영진의 목표치와 실적 증가율이 예년만 못하다는 사측의 입장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국민은행 노조가 성과급에 대해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데에는 타 은행과의 형평성 문제가 작용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은 평균 200% 수준의 성과급을 연초에 지급해 왔다.

특히 신한은행은 매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목표치 80%를 넘으면 구간에 따라 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과 주식으로 직원에게 배분해 오고 있으며, 우리은행 역시 민영화 이후 실적 연동 성과급 기준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들 은행은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삼되 회사가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막고자 ROE 목표도 반영하도록 했다.

한편 국민은행 사측은 시간외 근무수당에 대해서도 누락분을 여러 차례에 걸쳐 추가 등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별도의 추가 지급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폼의 경우 지난 9월 노사가 수평적 기업문화 정착이라는 취지로 합의를 통해 폐지했기 때문에 임단협 사안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업의 또 다른 쟁점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와 페이밴드 적용 범위와 관련된 것이다. 페이밴드란 일정 기간 내에 직급 승진을 하지 못할 경우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방식을 말한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파업결의대회에서 해당 내용을 언급하며 “파업은 단순히 성과급의 문제가 아니라 근로조건 개악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는 앞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미루는 데 합의하고, 세부안은 개별 교섭을 통해 정하도록 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을 부장(지점장)과 팀원 급으로 이원화해 적용하는데, 부장급은 생일이 지나면 바로 임금피크에 들어가지만 팀원급은 다음해 1월부터 적용받는다.

노조는 이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며 도입 시기를 1년씩 미루자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에서는 직급과 상관없이 생일 이후로 진입 시기를 통일한 후 1년씩 유예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페이밴드는 현재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노조측은 폐지를, 사측은 전 직원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저임금직원인 'L0'의 임금인상도 2배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측과 4%의 임금 인상을 이미 결정했다는 사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귀상 국민은행 부행장은 “노조와 좀 더 시간을 갖고 조정 기간을 연장해 논의하기를 희망했지만 노조의 거부로 결국 추가 합의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번 파업과 관련해 “고연봉을 받는 은행 노조가 성과급 때문에 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지 않겠냐”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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