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중 교수 “새해 암호화폐 현안사항은 확산이 관건”
[인터뷰] 김형중 교수 “새해 암호화폐 현안사항은 확산이 관건”
  • 연철웅 기자
  • 승인 2018.12.31 0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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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 채굴 10주년 세미나 개최

- 암호화폐 세상 도래-- 한국인의 DNA는 디지털 월 스트리트의 지위를 확보할 역량이 충분하다.

-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업계가 험난한 길을 뚫어야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설 수 있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고려대학교 암호화폐연구센터는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 채굴 10주년을 기념하는 세미나를 내년 1월 3일 고려대학교 미래융합관 601호실에서 개최한다. 고려대학교 암호화폐연구센터 김형중 센터장(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은 비트코인이 지난 10년간 기술적으로 디지털 화폐의 이중지불을 방지하기 위해 P2P 네트워크에서 합의에 도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은 놀라운 혁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메인넷 공개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돌아볼때 공급자 관점에서 비트코인 기술의 혁신성은 뛰어나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비트코인 사용처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널리 확산되면 자연적으로 비트코인의 기술적 혁신성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고려대학교 암호화폐연구센터 김형중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고려대학교 암호화폐연구센터에서 준비하는 비트코인 10주년 기념 세미나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요?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에게 암호화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해 주도록 요청했습니다. 각자 30분씩 의견을 발표합니다.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경제분야에서는 서울대 이인호교수, 법률분야는 대전지방법원 이정엽판사, 투자분야는 블록체인투자연구소 송인규박사, 보안분야 KAIST 김용대교수, 기술분야는 심버스 최수혁박사가 발표를 합니다.

세계 블록체인 암호화 무대에서 한국의 기술경쟁력과 전문인력부족이 활성화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고려대학교 암호화폐연구센터는 정부 및 교육계와 관련 업계 등에 끊임없는 계몽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추진해온 관련 프로젝트들이 어떤 효과를 파급시키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효과라면 “암호화폐연구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대학에 암호화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센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린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 종사자들에게 자부심과 긍지와 힘을 실어줬다고 자평합니다. 또한 암호화폐 톺아보기 행사를 통해 성공적인 메인넷을 만들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알렸습니다.

국내 블록체인 암호화폐 업체들은 그 동안 스캠으로 간주하던 질책들을 극복하고 25개 등재된 한국 코인들의 약진이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이들의 두드러진 움직임과 순위 랭크 기준에 따른 업체들의 특징과 발전가능성이 무엇인지 분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직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암호화폐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에는 이릅니다. 기술적으로 별로 독보적이지 않으며, 시장에서의 거래 규모가 그리 큰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마켓캡 리스트에 25개 정도가 올라갔습니다. 그 가운데 100위 안에 드는 것은 아이콘(ICON)과 덱스(DEX) 둘 뿐입니다.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이들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간의 축적된 경험이 한국 암호화폐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 '암호화폐는 하늘에서 문재인 대통령한테 내려준 선물이다'라는 교수님의 생각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습니다. 런던과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한 근대적 금융산업이 아날로그 시대에 월 스트리트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암호화폐 세상이 도래하면서 한국이 디지털 월 스트리트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부가 그게 선물인줄 모르고 걷어찼다고 생각합니다. 업비트와 빗썸이 거래소 분야에서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암호화폐 아이콘이 시장규모로 20위 안에 들었으며, 현대코인으로 알려진 Hdac이 2017년 가장 많은 금액으로 ICO를 마치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디지털 월 스트리트의 지위를 확보할 역량이 한국인의 DNA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사이버 보안 위협의 최대 키워드가 ‘암호화폐’로 꼽히고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인공지능까지 더해지며 ‘공격’와 ‘방어’ 사이에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는데, 이러한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궁금합니다.

암호화폐의 취약점은 크게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점, 프로토콜 취약점, 링크 취약점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51% 공격 같은 것이 프로토콜 취약점에 해당합니다. 링크 취약점은 암호화폐와 연결되는 모든 연결고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래소 해킹 같은 것이 바로 링크 취약점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점은 코딩의 미숙함으로 발생하는 데 이게 장차 가장 심각한 취약점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장 원천적인 공격은 이중지불 공격입니다. 이중지불이 쉬워지면 화폐로서 생명이 끝납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확률적으로 이중지불이 어렵게 설계되었지만 그 확률을 더욱 낮추는 기술을 최근 제가 강의한 암호화폐개론 수업에서 한 대학원생이 찾아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점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스마트 컨트랙트 오디팅이 필요합니다. 또한 오토매틱 테스팅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합니다.

지난달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가 주최한 제 1회 메인넷 돞아보기 행사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내년에 개최할 제2회 행사 때는 해외 메인넷들도 참가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외 메인넷이 참가하면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요?

메인넷 평가가 공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획일적인 잣대로 메인넷을 평가하고 비교하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메인넷 평가가 없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공정한 평가 기준이 제시된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암호화폐 거래소 등 투기 이슈가 불거지면서 블록체인 자체의 기술이 묻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육성하고 암호화폐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정부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는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연관 효과와 두 산업이 미치는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인 작용은 무엇인지요?

둘을 분리할 수 없다거나 분리할 수 있다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런 논쟁은 소모적일 뿐입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구성요소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분리할 지 말지 논쟁하는 것보다 블록체인만 필요한 응용분야에는 블록체인만 쓰면 됩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둘을 구분하지 않고 응용분야에 맞게 개발하고 사용하면 됩니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에스토니아, 싱가포르 등 블록체인 선진국으로 꼽히는 국가의 정책이 한국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이 블록체인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암호화폐의 발전이 블록체인 발전에 직결됩니다. 한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예를 든 국가들과의 차이점입니다. 그렇지만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업계가 험난한 길을 뚫어야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 정부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구분해서 육성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앞선 기술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산업을 동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교수님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질문하신 그대로입니다. 다만, 암호화폐 산업은 민간영역에 더 가깝습니다. 민간은 돈이 되면 뭐든 다 하므로 어떤 역경이 가로막고 있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한국 정부가 ICO를 허용하면 경쟁력이 증가되고 해외 ICO 기업들이 몰려와 고용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높습니다. 시장이 확대되는 측면에서 암호화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요?

ICO를 허용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상승하고 해외 기업이 몰려올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막는 것이 최선의 정책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다만, 마음 편히 국내에서 ICO를 하게 한다면 힘들게 해외에서 ICO를 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 짐작할 뿐입니다. ICO 허용이 바람직하지만 그것 하나로 암호화폐 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장차 tokenized asset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교수님이 말씀하셨는데, 고려대 블록체인전략전문경영자과정에서 하는 부동산을 토큰화하는 프로젝트는 어떻게 구현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해외사례가 있는지요?

미국에서 투자적격업체를 통해 토큰화된 자산에 투자가 지금도 가능합니다. 부동산과 같이 물리적인 분할이 어렵지만 분할투자가 가능하게 해주 게 토큰화된 자산입니다. 그렇지만 등기, 매매, 임대 등에서 이 자산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과정 중의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실습하게 될 것입니다.

▶ 2018년이 저물어갑니다. 한국을 비롯 세계 블록체인 암호화폐 시장의 새해 핵심 현안사항은 무엇일까요? 미래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암호화폐가 얼마나 널리 확산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암호화폐 사용자 수가 성공의 척도입니다. 암호화폐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게 많은 사용자 수 확보입니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khj-@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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