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상승폭이 차츰 줄어들던 서울 아파트값이 15개월 만에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은 2일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값이 0.17% 하락해 2017년 9월 -0.01% 이후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월간 기준 하락폭까지 감안하면 주택시장이 침체 일로에 있던 2013년 8월 0.47% 이후 64개월 내 최대 수준이다.
지난 한 해 동안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8.03% 올라 연간 기준으로 2006년 23.46% 이후 가장 상승폭이 컸다.
서울 시내 아파트값은 2014년 8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해 왔으며, 2017년 8.2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9월 잠시 주춤했다 반등했다.
지난해 9월 아파트 값이 1.84%로 2008년 4월 2.5%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월간 기준 최고치로 급등하자 정부는 서둘러 9.13대책 등의 규제책을 내놓았다.
9.13 대책 이후 아파트는 거래량이 차츰 줄면서 10월 0.54%, 11월 0.05%로 연이어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높은 상승폭을 보였던 곳일수록 큰 가격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재건축 단지 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 역시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권은 강남구 –0.54%, 송파구 –0.51%, 서초구 –0.3%등 2013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용산구가 –0.27%, 동작구 –0.22%, 동대문구 –0.21%, 강동구 –0.2%, 양천구 –0.13%, 마포구 –0.12%, 성동구 –0.12% 순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상승세였던 노원구는 한달 만에 –0.13%로 하락전환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이 전망하는 12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서울이 78.1로 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회원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이 전망지수는 0~200까지의 범위로 산출되며 100 아래일수록 ‘하락’을 점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본다.
거래량도 크게 줄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는 2314건으로 전월 3560건 보다 35% 줄었다.
최근 5년 간 12월 거래량은 2014년 6674건, 2015년 8143건, 2016년 9359건, 2017년 8290건 등으로 지난해보다 서너 배 이상 많았다.
전세값 역시 지난해 12월 0.19% 하락하며 13개월째 하락세를 유지했다. 연간 하락폭은 0.19%로 지난 2004년 -5.84% 이래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서울의 경우 전세값이 0.13% 하락하며 올해 누적 기준 상승롤이 0.25%로 지난 2012년0.24% 이후 연간 기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는 동안 단독주택의 매매가격은 재개발사업지 등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단독주택 가격은 지난달 0.79% 오르면서 전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연립주택도 0.07%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가격은 종합 기준으로 0.01% 떨어지는 데 그쳤으며 수도권과 5대 광역시가 각각 0.07%, 서울은 0.04%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거래량이 줄면 급매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당분간 집값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GTX-A노선 착공, 현대차 GBC 사업승인, 3기신도시 입지 공개 등 서울 주택 시장을 좌우할 변수가 잇따라 발표됐다”며 “봄 이사철 수요가 움직이는 1월이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