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 수준을 회복했다.
4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036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4029억9000만 달러보다 7억1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9월 말 4030억 달러 이후 가장 큰 액수이다.
한 달 후인 10월 외환보유고는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아 4027억5000만 달러로 소폭 감소했으나 달러화가 약세로 바뀌면서 다시 늘어났다.
두 달 연속 증가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사상 처음으로 4030억 달러 선을 크게 넘어서게 됐다.
통상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기타통화 표시 외환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면서 외환보유고가 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를 대상으로 산정한 달러화지수(DXY)는 96.40으로 전월대비 0.4% 하락했다.
반면 달러화대비 엔화 가치는 전월보다 2.8% 뛰었으며, 유로화는 0.4% 절상됐다.
12월 말의 각 항목별 외환보유액을 살펴보면 유가증권이 3796억 달러로 전월 대비 33억5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예치금은 137억3000만 달러로 27억9000만 달러 줄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 중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94.0%로 가장 크며 예치금은 3.4%를 점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인 SDR은 34억3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000만달러 늘며 전체 외환보유액 비중의 0.7%를 차지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인 IMF포지션의 경우 21억4000만 달러로 전월대비 1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중 IMF 포지션의 비중은 0.5%이다.
IMF 포지션은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부로 보유하는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한편 외환보유액의 1.2%를 점유하는 달러 환산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한편 지난 1년간 외환보유액 증가 규모는 144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181억7000만 달러에 비해 증가 폭이 다소 축소됐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0년간 총 2배 이상의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지난 2008년에만 2012억 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를 따져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는 세계 8위를 차지한다. 2017년 5월 9위로 내려간 이후 지난해 8월 다시 올라선 것이다.
12월 말 외환보유액 1위는 3조617억 달러를 보유한 중국이며, 일본이 1조2583억 달러로 2위에 올랐다.
그밖에 스위스가 796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5041억 달러, 러시아 4621억 달러, 대만 4614억 달러, 홍콩이 4232억 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