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오는 8일 경고성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국민은행 노사는 7일 현재 임금단일화협상을 둘러싼 갈등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국민은행 노조측은 쟁의행위 여부를 표결에 부쳤으며 참여자의 96%에 이르는 1만1511명이 찬성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2000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이슈로 일어난 파업 이후 처음으로 단행되는 것이다.
노조원들은 7일 오후 잠실 학생체육관에 집결해 파업 전야제를 열고 밤샘 집회에 나선다. 국민은행 노조는 8일 하루 동안 경고성 파업에 들어간 후 오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2차 파업에 나서며, 최대 5차까지 순차적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파업을 둘러싼 주요 쟁점으로는 임금피크제와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성과급 등이 있다. 국민은행은 부장·지점장의 경우 만 55세가 되는 다음 달 초, 팀장급 이하는 만 56세에 이르는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 중이다. 부장과 지점장의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은 팀장·팀원에 비해 5.5개월 빠르다.
산별교섭에서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하기로 했으나, 사측은 부점장과 팀장급 이하의 진급 시기를 일치시켜야 한다며 다음 달 초 임금피크제 일괄 적용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노조는 이러한 조치가 팀장과 팀원 급의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를 불과 수개월 연장하는 데 그치게 된다며 반발했다.
한편 직급별로 기본급 상한을 설정해 연차가 되더라도 승진을 하지 못하면 임금을 제한하는 페이밴드 역시 파업의 주요 이슈이다.
지난 2014년 11월 국민은행은 신입 행원을 대상으로 페이밴드를 적용해 왔는데, 이를 폐지할지, 전 사원에 확대할지를 두고 노사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측은 전 직급으로의 페이밴드 확대를 주장해 왔다가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선으로 절충안을 내놓았으나 노조는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성과급 역시 중요한 쟁점인데 노조측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17년과 같은 수준인 기본급 300% 성과급 지급을 주장한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이익배분(PS) 제도 개선을 통해 성과급을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연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상 과정에서 사측은 노조의 주장을 일부 수용, 200% 이상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최고의 보상을 주겠다”는 허인 행장의 약속을 언급하며 “신한과 NH농협은행도 300%의 성과급을 받았는데 리딩뱅크를 탈환한 국민은행이 이보다 낮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다만 노조의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피복비 연 100만원 지급안은 여론의 비난을 받으면서 철회했다. 국민은행은 8일 파업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에 대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특정 영업점에서 업무 처리가 어려운 경우 인근 영업점으로 고객을 안내하거나 거점점포를 통해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일반점포 직원이 평상시보다 빠른 7시 30분에 출근하도록 하고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로도 고객을 유도하는 조치도 함께 이뤄진다. 다만 일부 영업점 업무가 멈춰 설 경우 고객 불편이 빚어지는 상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이용 고객 수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3110만명, 점포수는 1057곳에 이른다. 경영진 54명은 영업 차질이 발생하면 책임을 지겠다는 조건부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마지막까지 파업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