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파업에 ‘귀족노조’ 여론 싸늘
KB국민은행 파업에 ‘귀족노조’ 여론 싸늘
  • 정세진
  • 승인 2019.01.11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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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및 인력감축 등 역풍 우려도

 

KB국민은행 노조가 지난 8일 19년만에 단행한 파업을 둘러싼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이 싸늘하다. 금융위기를 겪고 있던 2000년 12월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때와는 달리 ‘귀족노조의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아냥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고용 쇼크라는 말이 나올만큼 일자리 대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임금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위에 있는 은행원들이 굳이 고객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파업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의 평균연봉은 2017년 기준 9100만원으로, 대한민국 주요 직군 중 최상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파업의 주된 이유도 매년 예대마진으로 남긴 수익을 성과급으로 더 돌려 달라는 것이어서 국민적 지지를 받을 명분도 부족하다.

노조측은 성과급 외에도 임금피크 진입 시기 연장, 호봉상한제인 페이밴드 등을 두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노조는 2~3일 단위의 총파업을 네 차례세 걸쳐 추가로 이어갈 예정이다.

사측은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7일 막판 협상에서 노조측 제안을 일부 수용, 기본급 300% 수준의 특별보너스를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페이밴드 전면 폐지와 임금피크제 연기를 주장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측은 “조직 내 뿌리내린 차별 관행을 없애고 청년, 여성 은행원에 대한 잘못된 제도를 고치자는 게 파업의 근본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페이밴드 제도를 도입할 경우 무리한 경쟁과 성과주의를 부추겨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파업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파업이 오히려 노조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와 달리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인력 공백으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았다는 것도 맹점으로 드러났다.

지넌해 6월 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채널별 거래 중 비대면 거래는 약 86%를 차지한다. 더구나 이번 총파업을 계기로 은행 지점이 필요이상 많다는 논란도 급부상하고 있다.

행원들 중 3분의 1이 자리를 비웠는데도 영업 일선에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다 보니 은행들이 지점 및 인력을 과다 운용하며 고객 돈을 낭비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8일 파업에서는 직원 1만7000여 명 중 은행 추산 30%(5500여명), 노조 추산 과반(9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음에도 전국 1058곳에 이르는 은행 지점이 전부 문을 열었고 업무상 큰 차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금융 변화를 도외시한 은행 노조의 파업이 되레 일자리를 위협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비난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대면 금융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이어진다면 은행 측이 지점 정리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지점 수는 5746개로 2015년 말 6185개보다 400개 넘게 줄었다. 인력 감원도 가속화돼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은행 임직원 수는 6000여 명 줄었고, 올해도 은행마다 희망퇴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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