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고서, 제도 개선에도 목표주가 ‘뻥튀기’ 여전
증권사 보고서, 제도 개선에도 목표주가 ‘뻥튀기’ 여전
  • 정세진
  • 승인 2019.01.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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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제도개선 시행 전후 1년 비교 분석

금융당국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제도 개선에 나선 지 1년 이상 지났는데도 이른바 ‘뻥튀기 전망’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금융감독원은 리서치 보고서 제도 개선 방안 시행 전후 1년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내국계 32곳, 외국계 15곳 등 47곳의 증권사가 2017년 9월을 기준으로 이전 1년간 발행한 보고서 4만4528건과 이후 1년 동안 내놓은 4만4734건의 보고서를 비교했다.

금융당국이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시행한 시기는 2017년 9월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 공시제, 검수기능 강화, 보수산정기준 명확화 등의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보고서 분석 결과 제도 개선 후에도 주식을 사라는 ‘매수’의견 보고서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밝혔다. 주식 매도 의견을 낸 보고서는 2%에 불과한 반면 매수 의견은 76%에 이른다. 중립 의견과 의견 미제시 보고서는 각각 11%를 차지했다.

특히 내국계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는 전체의 0.1%인 43건에 불과했다. 즉, 내국계 증권사가 1000건의 보고서를 냈을 때 주식을 팔라고 조언한 보고서는 1건에 그쳤다는 의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 비중은 약 13%로 제도 개선 1년 전에 비해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고서 대상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78%나 쏠려 있는 점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사이의 괴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년 후 예상 주가인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를 보여주는 ‘목표주가 괴리율’(평균가 기준)은 제도 개선 이전 –18.7%였으나, 제도 개선 후에는 –20.6%로 오히려 더 간극이 커졌다.

이와 같은 결과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하향세로 전환하면서 증권사들의 주가 예측이 대거 빗나간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괴리율이 마이너스로 나타났다는 것은 실제 주가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또한 제도 개선 전후 모두 외국계 증권사가 내국계에 비해 예측력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나 국내 증권사들이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에 도달했는지 보여주는 ‘목표주가 달성률’의 경우 외국계의 달성률이 10.4%로 제도 개선 전 21.4%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4%를 기록한 내국계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실제 기업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낙관적인 전망을 리포트로 내놓는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나왔던 것이다. 이달 초 공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대다수 증권사들이 전망한 수치보다 20% 가까이 부족한 10조8000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황 둔화 등을 고려, 여러 번 잠정치를 낮췄음에도 실제 수치보다는 지나치게 부풀려진 셈이다. 지난해 초 많은 증권사들이 내놓았던 ‘코스피 3000 돌파’ 전망 역시 무역전쟁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오히려 급락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증권사 전망이 빗나가는 일이 잦아지자 금감원은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필요한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확한 리포트가 나오려면 애널리스트들이 소신 있게 주가를 전망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리포트를 내면 해당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항의 전화가 쏟아지는 일이 많다 보니 몸을 사리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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