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그룹에 본격 경영권 압박
KCGI, 한진그룹에 본격 경영권 압박
  • 정세진
  • 승인 2019.01.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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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갑질·불법 의혹 오너 일가 지배구조 배제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국민연금에 이어 한진그룹의 경영권 압박에 나섰다. 한진칼과 한진그룹의 2대 주주인 KCGI는 지난 21일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입김을 줄여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KCGI는 지난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인 후 서서히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KCGI의 목적은 한진 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2014년 한진 해운 투자 전 기준 A-로 상향시키는 데 있다.

KCGI는 경영진 추천 사외이사를 1명으로 제한한 자문기구인 ‘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와 경영 현안을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회사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평판을 실추시킨 인사의 임원취업을 금지, 준법경영의 원칙 확립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땅콩회항’을 비롯한 갑질과 불법 의혹에 연루된 조양호 회장 일가를 지배구조에서 배제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칼호텔네트워크와 LA월셔그랜드호텔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부동산에 대한 투자 재고, 자산 재평가 등도 프로그램 내용에 포함됐다. 그러나 한진그룹과 관련 업계에서는 KCGI의 이와 같은 시도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준법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은 명분일 뿐, 실제로는 알짜 재산을 매각하고 주가를 올려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진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진그룹측은 현재 KCGI의 제안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을 비롯한 범오너가 우호지분이 2, 3대 주주인 KCGI나 국민연금에 비해 월등히 높아 별다른 압박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17.7%)을 비롯해 조 회장 일가의 자분율이 28.9%에 달한다.

KCGI는 10.71%로 2대 주주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7.34%로 그 뒤를 잇는다. 한진그룹 대표기업인 대한항공은 조 회장 일가(3.38%)를 비롯해 한진칼이 33.35%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이 11.56%로 2대 주주이다.

현실적으로도 3월에 열리는 그룹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를 강제하거나, 기존 사측 임원 해임을 강행할 가능성도 낮다. 다만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민연금이 KCGI와 행동을 같이 하게 될 경우 소액주주 의결권에 힘을 보태면서 영향력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진에서 경영권 견제 시나리오가 구체화되기 전에 자체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안 등을 먼저 제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황세운 연구위원은 "반복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론이 상당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나 소액 투자자들이 KCGI 쪽에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임기는 올해 3월로 끝나며, 한진칼 대표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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