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형 글로벌 유니콘은 사라졌는가?
왜 한국형 글로벌 유니콘은 사라졌는가?
  • By 구태언 변호사
  • 승인 2019.01.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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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언 변호사/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
구태언 변호사/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

 

구글은 2015년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구글 캠퍼스 서울”을 개관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연구공간과 함께 플렛폼, 기술, 마켓팅, 전략등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일종의 스타트업 지원센터다. 구글캠퍼스는 영국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서울에 문을 열었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브라질 상파울루, 폴란드 바르샤바등 6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구글 캠퍼스 서울이 국내 창업지원센터와 다른 점은 구글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구글 자신이 아이디어 하나로 캘리포니어의 작은 차고에서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했듯이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구글의 지원을 발판삼아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할 수 있도록 후원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과 가능성

2017년 구글캠퍼스 서울을 졸업한 스타트업 가운데 인공지능 기반 반려동물 케어 플렛폼인 GomiLabs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국내기업은 물론이고 프랑스 최대 이동통신사인 오랑주(Orange)와 독일의 세계적 제약회사 바이엘(Bayer)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고미랩스는 반려견 세마리 중 한마리는 분리 불안장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반려동물 로봇 장남감인 “고미볼”을 개발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고미볼은 스스로 빛을 내고 자율 자동차처럼 혼자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반려건이 물면 진동이 울리기도 하고 물었다가 떨어 뜨리면 스스로 도망을 가기도 하면서 반려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고미피터”는 반려견이 고미볼을 가지고 놀면 보상으로 간식을 자동으로 내준다. 고미볼의 또 다른 특징은 자이로 센서로 반려견의 움직임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반려견의 활동 량과 운동량, 식사량등 행동패턴을 분석해 24시간 데이터로 축적하고 분석해 불리 불안중 개선과 비만 예방등을 위한 운동 가이드를 스마트폰 앱 ‘고미’로 주인에게 전송한다. 
최근 수년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우는 ‘펫팸족(Pat+Family)’이 급증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의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과 미용실을 넘어, 반려동물 동반 여행사, 전용콜택시, 장례식장,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에 안전한 주택을 지어주는 곳 까지 등장했다.

세계미래학회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을 뜻한는 ‘팻코노미(Petconomy)를 ‘미래 10대 전망’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 ‘펫코노미 규모는 2018년 649억 달러(약74조 5,000억원)에 달한다. 한국도 2020년까지 5조 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반려견의 행동패턴을 24시간 데이터로 수집하는 고미랩스 플랫폼은 앞으로 반려동물 전문보험 상품 등 다양한 반려견 상품을 개발하는데 폭넓게 활용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미랩스와 함께 구글캠펏, 서울을 졸업한 글로벌 동영상 콘테스트 플랫폼 어메이져(Amazer)는 K팝 인기와 더불어 이미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2017년 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어메이져는 배틀을 중심으로하는 글로벌 동영상 콘테스트 플랫폼이다. 셀카 영상부터 립싱크, 댄스, 팻션 스타일 등 다양한 미션에 따라 영상을 업로드하면 투표를 진행해 우수영상을 선정한다. 투표는 동일한 주제로 다른 크리에이터가 업로드한 두개의 영상을 보여주고 이중 마음에 드는 영상을 손가락으로 미는 스와이프(Swipe)방식으로 진행된다. 한때 유행한 ‘이상형 월드컵’과 비슷한 벙식이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크리에이터는 어메이져로 선정되며 유로아이템(어메이징코인) 수익과 함께 글로벌 크리에이터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는다. 앱 사용자들은 동영상 베틀이라는 새로운 형식을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있다.

어메이져는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기획됐다. 영어를 중심으로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등 7개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2018년 2월 기준 어메이저 앱 사용자의 95%이상이 해외 거주자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21개국으로 분포되어 있다. 대다수가 K팝을 좋아하는 10대들이다. 해외사용자들에게 ‘K팝 글로벌커뮤니티’로 인지도가 높다. 일례로 국내 아이돌이 신곡을 발표한 직후 어메이져에 올라오는 영상을 보면 해외 팬들의 실시간 반응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해외 K팝 팬들 뿐 아니라 국내 연예기획사들이게도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 캠퍼스 서울은 2018년 1월에도 신규입주 스타트업 6곳을 선정했다. 암호화폐 거래 정보 플랫폼 코인매니저, 360도 가상현실 영상 스트리밍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알카크루즈, 색칠놀이 앱을 개발하는 예스튜디오, 자녀돌봄 서비스 플랫폼인 자란다, 인공지능 기능 자연어 의미분석 솔루션인 큐라온 등이다. 이들의 면면만 살펴봐도 앞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미래를 한눈에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사라진 유니콘

한국 스타트업은 최근 몇 년사이에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Platum)”이 최근 발간한 “2017 한국스타트업 투자동향 보고서”를 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425건으로 2016년 대비 22.5% 증가했고 투자유치 총액은 1조에 가까운 9,538억 4,000만 원을 기록했다.

최고 투자금액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이다. 불과 1년사이에 600억 원을
단숨에 끌어 모았다. 2018년 상반기에만 한화자산운용으로부터 300억 원과 SBI인베스트로부터 100억원 등을 추가로 투자받는 등 최근 3년간 국내 스타트업 역대 최고 금액인 1,51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다음으로 간편송금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550억 원, 배달음식 앱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 350억 원,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240억 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2017년에 5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33곳에 이른다. 가장 큰 특징은 창업 2-3년 이내 신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2016년 80곳에서 2017년 99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플래텀’에서 발간한 보고서는 기업 공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실제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규모는 훨씬 클것으로 보인다. 숫자는 정확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최근 몇 년 사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장미빛 낙관은 이르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발간한 보고서 “한눈에 보이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at a glance)”에 따르면 한국에서 이루어진 창업의 63%가 치킨집이나 편의점 같은 생계형 창업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공지능이나 사물 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기회 추구형 창업은 21%에 불과했다. 미국 54%, 이스라엘 58%, 핀란드 66%, 스웨덴 56%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비중이다.

경제지표도 이를 반증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매년 20% 이상 매출이 증가한 창업 5년이하의 고성장 기업은 2011년 2만 1,000개에서 2015년 1만 8,000개로 4년간 해마다 4.4%씩 감소했다.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도 2012년 때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세계 어디에 내놔도 절대 뒤지지 않을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2018년 1월 인터넷 판 기사에서 “한국 스타트 업계는 2015년을 마지막으로 유니콘이 없는 가뭄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시장 진입과 성장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없다.

OECD 가입국을 대상으로 한 2017년 글로벌 기업가 정신 모니터 지수(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생태계 진입 환경은 65개국 중에서 49위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창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 진입하고 합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초기 단계의 규제가 문제로 지적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즈니스 모델의 합법성이다. 최근 등장하는 스타트업이 4차 산업혁몀 신기술을 활용한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중 상위 100개 기업의 비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핀테크 등 금유 분야가 17%, O2O 서비스 17%,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가 9%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상당수가 국내법에 규정된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거나 기존의 법으로는 합법 여부를 판단 할 수 없는 사업들이다.

그런데 우리 법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기존 전통 사업자의 손을 들어 준다. 우리는 한 두줄의 법 문항을 전통 산업에 유리하도록 재해석해 신규산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새로운 규제를 도입해 신규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아온 사례를 수도 없이 지켜봤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스타트업의 탄생을 기대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다른 하나는 인허가 요건의 충족이다, 어느 산업 분야는 합법적인 영업행위를 하려면 법이 정한 인허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금과 시설물을 갖추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고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기존 인허가 규정은 오프라인 산업 위주여서 동종 분야 인터넷 기업에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헤이딜러처럼 온라인으로 중고 자동차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 기업에게 기존 오프라인 사업지와 마찬가지로 일정 규모 이상의 주차장 보유를 의무화한 것이 전형적 예이다. 직접적인 상품 판매없이 거래 중개만을 서비스하는 플랫포 기업에게 기종의 오프라인 산업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산업의 시장진입과 성장을 가로 막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산업 분야별로 규제와 방임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기술혁싱의 속도와 시장의 변화가 가파른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당장 이순간에도 국내 스타트업들은 규제에 발이 묶여 고전하고 있는 데 해외에서는 적극적인 규제혁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적극 받아들이거나 규제하지 않는 서비스를 우리나라만 유독 불법으로 단죄하는 것은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도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신생 스타트업에서 만들어지며 글로벌 스타트업의 탄생은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낼 때 비로소 첫발을 내디딜수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4차산업혁명 시대에 과연 지금의 법과 규제가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구태언 변호사/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taeeon.koo@tek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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