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티브로드 합병, 유료방송 시장 대형화되나
SKB-티브로드 합병, 유료방송 시장 대형화되나
  • 정세진
  • 승인 2019.02.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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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간 합종연횡 긍정 신호에 업계 재편 가속화

SK텔레콤 계열 IPTV업체인 SK브로드밴드가 케이블TV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가 조만간 합병 작업에 들어가며, 추후 콘텐츠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병하면 가입자 수 761만명, 기업가치는 4조원에 이르는 거대 유료방송 사업자가 탄생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가 합병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데 있다.

지난달 4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위한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은 2008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뒤 SK브로드밴드로 사명을 바꾸고 2009년 IPTV 서비스(브랜드 BTV)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는 업계 1위인 KT(올레TV, KT스카이라이프)를 따라잡기 위해 2015년 CJ헬로비전 인수를 발표했다가 이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무산된 바 있다.

SK는 그러나 이후로도 꾸준히 인수 기회를 노리고 있었으며 그 결과가 티브로드와의 합병 결정이다.

티브로드 모기업인 태광그룹과의 협상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과거와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시장 2위 자리를 빼앗기게 되자 SK텔레콤으로서는 합병 작업을 더욱 서두르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태광그룹이 1997년 설립한 케이블TV 자회사 티브로드는 2014년 사모펀드(PEF) IMM PE 컨소시엄으로부터 2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태광그룹은 2017년까지 티브로드를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약속했으며,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 20.13%를 되사오기로 조건을 걸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IMM PE에서 태광그룹이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까지 끌어다 팔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도 조건에 포함됐다. IPO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IMM PE는 지난해 초 태광그룹에 콜옵션 행사 의사를 물었고, 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제3자 매각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케이블TV가 IPTV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티브로드를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러나 태광그룹은 예상과 달리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사올 것을 선언, 방송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결국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결정한 데에는 독자 생존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방송통신 융합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태광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합병 후 태광그룹은 방송과 통신 사업을 두루 갖춘 대형 유료방송 사업자의 2대 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편 SK그룹은 합병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자본을 확충, 추가 M&A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에 빼앗긴 2위 자리 탈환을 위해 케이블 업계 3위인 딜라이브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전망한다.

이에 따라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딜라이브 인수전도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원장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방송과 통신을 결합한 거대 미디어 사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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