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소득분배 악화…정부 긴급회의 개최
역대 최악 소득분배 악화…정부 긴급회의 개최
  • 정세진
  • 승인 2019.02.2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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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상하위 20% 빈부격차 커져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역대 최악을 기록하면서 정부가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지난 2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소득분배 관련 긴급 관계장관 회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통계청은 2018년 4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회의는 그 결과에 대해 검토하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참석자로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강신욱 통계청장,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자리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명목 가계소득은 같은 분기를 기준으로 역대 최대의 감소폭을 나타냈다. 반면 5분위에 해당하는 상위 20%의 소득은 최대 폭으로 급등,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빈부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간 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은 932만4300원, 하위 20%의 소득은 123만8200원으로 집계됐다. 균등화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고소득 가구 소득은 저소득 가구 소득의 5.47배에 이른다.

문재인 정부 1년차이던 2017년 4분기와 비교하면 빈부격차 악화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7년 4분기에는 전체 가구 소득이 조금씩 증가했으며 특히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상위 20% 가구 평균 소득은 844만9700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고, 하위 20% 가구 평균 소득도 150만4800원으로 전년대비 10.2%로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를 보면 고소득층의 평균 소득 증가 폭은 더 커지고 저소득층은 오히려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상위 20% 가구 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10.4% 늘었는데, 항목별로는 근로소득이 14.2%, 사업소득이 1.2% 증가했다. 하위 20% 가구 평균 소득은 17.7% 감소했으며 근로소득이 36.8%, 사업소득이 8.6%로 감소 폭 역시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1년 사이의 이와 같은 변화는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양극화 완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히고 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하위 20% 가구의 소득 급감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중 상용직이 34만2000명 증가했지만 임시직은 17만명 감소했다”며 “취약한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가계소득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소득층 소득을 증가시킨다는 정부의 정책효과가 확대되고는 있으나 시장 상황이 이를 반영하기에는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2018년 들어 가계동향조사 표본을 확대 개편한 것도 통계 조사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난해 1분기부터 소득수준 조사 표본이 5500 가구에서 8000 가구로 늘었는데, 새로 편입된 표본가구 중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1인가구와 고령층 가구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

한편 이날 긴급회의 참석자들은 “통계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를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분배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저소득층 대상 정책 집행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보다 효과적인 정책대응을 위해 통계를 심층 분석, 1분위 소득이 감소한 원인을 보다 명확히 밝혀내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한 소득분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인구구조의 변화, 소비 패턴 및 일자리 수요 변화와 같은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영향을 집중 점검 후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민간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활력 제고나 규제개혁, 보다 속도감 있는 산업혁신 등의 대책도 언급됐다.

기초연금 인상·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실업급여 인상· 근로장려금(EITC) 확대,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 저소득층 맞춤형 사업과 2020년 한국형 실업 부조 제도 계획도 이 자리에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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