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GM, 2024년 이후 국내시장 철수 이면합의
산은-GM, 2024년 이후 국내시장 철수 이면합의
  • 정준호
  • 승인 2019.03.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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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행사시 지배력 상실…산은측 “안전장치 있다”

한국GM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미국 GM 본사 사이에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면합의에는 오는 2024년 이후에 한국GM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서울경제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국GM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18년도 사업보고서’에는 “한국 산은이 7억2000만 달러 어치의 연간 누적 1% 이자율인 한국GM의 우선주를 사갔으며, 발행일로부터 6년이 되면 발행 당시 가격에 되살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미국GM은 되사들인 주식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미국GM과 한국 정부, 산은은 총 71억5000만달러(한화 약 7조7000억원)을 투입해 한국GM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합의했다.

정부와 산은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8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GM은 2027년까지 10년간 한국에 생산시설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GM은 한국GM에 빌려준 28억 달러(약 3조원)를, 산은은 5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8000억 원을 출자해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받았다.

당시 이 같은 출자전환 방식을 택한 것은 산은이 자산매각 등에 대한 비토권 15%를 유지하기 위한 보통주 비율을 미국 GM 83%, 산은 17%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상 공적자금 투입의 대가로 산은이 매입한 의결권 없는 우선주에는 한국GM이 2024년 이후 되사갈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이 붙어 있었다. 만약 미국GM이 콜옵션을 행사해 산은 보유 우선주를 되사서 의결권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한국GM 의 운명은 달라진다.

불과 3%의 우선주만 되사들여도 산은은 비토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며, 지분율이 떨어져 지배력 또한 약화된다. 결국 산은은 미국GM의 단계적 자산매각을 막을 장치를 잃는 셈으로, 이렇게 되면 미국GM은 아무런 제재 없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

인수합병(M&A) 전문 국제변호사들은 2024년 한국GM의 경영상황에 따라 산은이 투자원금 8000억 원을 회수하는 대신 지배력을 포기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에 산은측은 “안전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산은 관계자는 “한국GM에 대한 GM과 산은의 우선주 투자금 비율은 83(36억 달러)대 17(7억5000만 달러)”라며 “GM이 콜옵션 행사를 통해 우선주 투자금을 모두 보통주로 전환한다고 해도 산은 역시 우선주 투자금 전액을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GM이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83대 17이란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으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낮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이면합의’라던가 비토권 상실, 철수 가능성 등의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한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 “경영정상화 과정을 진행 중에 있는 한국GM 영업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전했다.

다만 산은은 해당 우선주가 일반적 형태의 상환전환우선주는 아니며,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GM 역시 계약 세부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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