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SKT 5G요금제 인가 신청 반려…이유는?
정부, SKT 5G요금제 인가 신청 반려…이유는?
  • 정준호
  • 승인 2019.03.1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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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가제 폐지 법안 반대 여론 형성하나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5G 브랜드 '5GX'를 론칭했다/ 사진=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5G 브랜드 '5GX'를 론칭했다/ 사진= SK텔레콤 제공

정부가 SK텔레콤이 인가 신청한 5G 요금제를 반려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에 최하 구간 월 7만5000원(부가세 포함, 25% 요금할인 이전)에 데이터 150GB 조건의 요금제를 제출했다.

해당 요금제는 SK텔레콤 LTE용 요금제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됐다. ‘T 플랜 라지’ 요금제는 월 6만9000원(부가세 포함, 25% 요금할인 이전)에 총 100GB 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데이터 제공량이 150GB 라고 가정하면 월 10만3500원으로, 같은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5G 요금제가 LTE 보다 월 2만8500원이 저렴하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새 요금제 출시를 위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KT와 LG유플러스는 신고를 하도록 정해져 있다.

과기정통부와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 자문위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반려 이유는 요금이 높아서가 아니라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중소량 이용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례적으로 요금제 인가 신청 반려에 대한 보도자료를 낸 점, 그리고 자문위원들도 보도자료 배포 사실을 몰랐다는 점 등을 들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정부가 약관인가를 심의하며 반려 보도자료를 낸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이전까지는 정부와 통신사 협의를 통해 방향을 조정한 후 자문위에 올리는 게 관례였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와 같은 조치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요금인가제 폐지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7일 2019년 업무계획 브리핑을 통해 “SK텔레콤이 저가 구간을 다시 제출하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LTE 서비스가 있는 상황에서 중소량 이용자들이 굳이 100만~200만원에 이르는 단말기를 구입해 가며 5G 요금제로 갈아탈 것인지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은 1년간 한시적으로 데이터 다량 사용자에 대한 5G요금제를 프로모션 형식으로 내고 5G 단말기 대중화 후에 풀라인업 요금제를 내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는 정부 인가 권한이 사라지면 기업들이 통신료를 올릴 것이라는 인가제 폐지 여론을 형성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5G 요금제는 일단 인가제로 시작할 수밖에 없지만, 요금은 시장의 자율경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며 “인가제가 사업자 간에 좋지 않은 담합을 초래한 것을 고려하면 인가제 폐지가 바라직하다”고 주장했다.

요금인가제 폐지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발의했으며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도 조만간 관련법 발의를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의 5G요금제가 반려되자 KT와 LG 유플러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5G 상용화 초기에는 고가 위주 요금제를 설계해 고객의 업셀링(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높은 서비스를 구입하도록 유도)을 꾀한다는 게 이통3사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중저가 구간 5G 요금제를 처음부터 출시하게 되면 기존 LTE 고객이 5G에서도 동일 중저가 구간 요금제로 이동하면서 투자비용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LTE 고객이 같은 가격의 5G 요금제로 옮겨가는 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4~5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5G사업이 오히려 손실을 볼 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 권고에 따라 3만원대에 LTE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추가 설계, 인가를 재신청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설계했던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중저가 요금제를 원점에서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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