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 사외이사에 ‘고위직’ 선임 논란
주요 대기업들, 사외이사에 ‘고위직’ 선임 논란
  • 정준호
  • 승인 2019.03.1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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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독립성 보호돼야” 전문가들 지적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이 이른바 ‘고위직 사외이사’ 선임을 잇따라 결정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는 기업 경영을 위해 정관계 고위직 출신 인사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관련 부처 경험자를 통해 전관예우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는 26일 주총을 앞둔 SK텔레콤은 최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에서 금융당국 출신의 유력 인사가 사외이사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IT 업계에서는 금융업에 정통하면서 탄탄한 관련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김 전 위원장 영입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키움증권 등과 ‘하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며, 예비인가의 주체가 바로 금융위이다.

현재까지 예비인가 신청 의사를 밝힌 곳은 하나 컨소시엄 외에 신한금융지주·비바리퍼블리카(핀테크 서비스 ‘토스’) 컨소시엄 두 곳이다. 금융당국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최대 두 곳을 선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김 전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김 전 위원장은 제2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현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에서 감독정책과·증권제도과를 거쳐 금융정책국 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금융위원장에 임명되기 전에는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지낸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기재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또한 김한조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안규리 서울대 신장내과 교수는 각각 ‘재무 전문가’ ‘의료 전문가’ 차원에서 신규 선임된 인물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사외이사 5명을 6명으로 보강하는 한편 신규 사외이사에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을 선임했다. 하 전 회장은 2001년 48세의 나이에 씨티은행장에 올라 ‘최연소 은행장’으로 기록된 후 5번이나 연임해 ‘최장수 은행장’으로도 불린다. 은행연합회는 국내 은행 22개사, 국내에 사무소를 둔 외국은행 38개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비영리 민간기구이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자율 규제 기능을 수행하는 등 은행권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유력 검찰 출신인 정병두 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전 검사장은 소형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다 최근 ‘3년간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의 로펌 취업 제한’이 풀리면서 대형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밖에 KT는 유희열 전 과학기술부 차관을, LG디스플레이는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을 거친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네이버는 금융감독원 출신의 정도진 중앙대 경영대학 교수를 신규 선임하는 한편, 성형외과 전문의면서 사외이사 겸직으로 전문성 논란을 빚은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교수를 재선임했다.

이와 같은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것을 언급하며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표하고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외이사의 기본적인 역할은 주주 입장에서 이사회 핵심 의사결정, 경영활동을 감독하는 것"이라며 "경영진과 개별적으로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것이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이사회 회의와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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