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연례 협의서 “한국 경제성장 역풍” 경고
IMF, 연례 협의서 “한국 경제성장 역풍” 경고
  • 정세진
  • 승인 2019.03.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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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대 추경 편성·기준금리 인하 등 부양책 제시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연례협의를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며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2일 IMF 연례협의단은 정부서울청사에서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와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IMF는 매년 회원국의 경제상황 점검을 위해 연례협의단을 각국에 파견하고 있으며, 협의단의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이날 “특히 최근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IMF는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세를 대체로 인정해 왔으며, 연례협의에서는 일부 구조적인 위험요인을 언급하는 정도에 그쳐 왔다. 하지만 이번에 IMF로부터 갑작스러운 강한 경고를 받게 되면서 성장세 둔화 우려와 그 대응 방안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IMF 협의단은 “성장은 투자 및 세계교역 감소로 둔화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고 고용창출도 부진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잠재성장률 감소 추세 역시 IMF가 위험 요소로 언급한 부분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 0.98명으로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인구변화와 생산성 증가 둔화세, 양극화와 불평등도 향후 전망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이전에 없던 ‘역풍’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은 우리 경제의 위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현실화하고 있다는 인식과 우려의 의미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역풍을 지적한 이유에 대해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소식들이 많아 경제가 가장 개방된 국가인 한국은 당연히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수출, 투자가 모두 둔화하는 지금이야말로 한국 정부가 강한 정책 조치를 도입할 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역풍 위기의 해결을 위해 IMF는 최소 9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사실상의 기준금리 인하 등을 포함한 강한 부양 조치를 권고했다. 협의단은 또한 우리 정부에 경제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거시, 금융 및 구조 정책을 통합한 정책조합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단기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낮추려면 정부가 추경을 통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추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올해 한국 정부의 성장목표인 2.6~2.7%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9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초과하는 수준’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는 1782조원이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최근 3년간 한국의 초과세수 규모로 볼 때, 충분히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협의단은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권고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동결기조에 접어든 기준금리를 더 내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다만 금리 인하를 당장 단행해야 한다기보다는 한은이 검토, 의논을 할 단계라는 뜻이라는 게 페이지오글루 단장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협의단은 중기적으로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고용보호 법률 유연성 제고, 사회안전망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강화, 보육과 아동수당 개선을 포함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기존 사업자에 대한 보호 완화를 통한 상품시장 규제의 경직성 해소 등을 권고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 추경 편성 권고와 관련, "미세먼지 추경이 고려된다면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거쳐 추경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경 필요성에 대해서는 경제 전문가들 일부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수출까지 둔화하면 투자가 살아날 수 없고 성장률 목표 2.6~2.7%도 방어하기 힘들다”며 “추경도 타이밍이 있는데 경제 심리가 다 죽기 전에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 인하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어 단시간 내에 인하가 거론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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