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서 항의 ‘빗발’
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서 항의 ‘빗발’
  • 정준호
  • 승인 2019.03.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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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지연 사태에 일부 주주 “책임 있는 모습 보여야”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 다목적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 다목적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후 첫 주주총회를 열었으나 입장 지연 사태 등으로 인해 주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지난 20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 다목적홀 5층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어난 주주들이 주총 개시 후 1시간이 넘도록 입장조차 하지 못하면서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주주 수가 약 78만명 이상으로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 5월 주식 액면가를 주당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내린 데 따른 결과이다.

이번 주총에는 지난해 정기주총에 참석한 400여명의 2배가 넘는 1000여명의 주주들이 몰리면서 장사진을 이루기 시작했다. 주총이 시작되기 30분 전인 오전 8시 30분경 자리를 잡은 주주들은 고작 500여명에 그쳤으며 최대 2시간 이상 대기한 주주들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주총장 좌석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00석 규모로 준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한 소액주주는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오전 8시 30분부터 한 시간 기다렸다가 지금 입장했다“며 ”이럴 거면 밖에서 방송으로 중계라도 볼 수 있게 해줘야 되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주총 개회 한 시간이 지나서야 입장하지 못한 주주들에게 기념품 쿠폰만 나눠주고 돌려내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일로 인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몇 년째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가 사실은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음모론도까지나오고 있다.

아울러 주총장 내부에서는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주주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주는 "250만원대 주가가 액면 분할로 5만원대가 됐는데 지금 주가는4만3000원"이라며 "경영진들이 강 건너 불구경할 거면 사표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주주는 "삼성전자가 국민주가 됐는데, 지금 와서 보니 마이너스다. 제발 주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44조원, 영업이익 59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시장 점유율이 1%가 채 안 되는 상황에 대해 고동진 스마트폰 부문 사장은 "지난 2년간 중국 시장에서 삼성이 고전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에 조직·사람·유통 채널 등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꿧으며 조심스럽지만 ‘갤럭시S10’ 반응도 좋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친 삼성인사라는 비판을 받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외이사 재선임 등이 예정대로 통과됐다. 역시 독립성 여부를 두고 문제가 됐던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 신임 사외이사 선임 안건 역시 가결됐다.

‘캐나다의 국민연금’으로 통하는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CPPIB)를 비롯해 4개 글로벌 주요 연기금은 주총 전 박 전 장관에 대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건에 대해 독립성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삼성전자 지분 8.9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사전 공시를 통해 모든 안건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날 미세먼지 속에서 대기하다 간신히 주총에 참여했다는 한 주주는 “결국 소수 주주 의견만을 듣고, 자기들끼리 안건을 통과시킬 것이라면 굳이 주주총회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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