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2000억’, 한진 경영권 승계 향방은?
‘상속세 2000억’, 한진 경영권 승계 향방은?
  • 김민지
  • 승인 2019.04.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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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취약·국민연금 견제 등 극복이 과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지난 8일 사망하면서 향후의 승계 구도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남매를 둔 조 회장은 모두에게 대한항공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을 맡겨 왔으나, 현재로서는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이외에는 적임자가 없는 상황이다.

조현아, 조현민 두 딸은 이른바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등 사회적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조원태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다.

재계에서는 장남인 조 사장이 순조롭게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른 승계자가 없는 만큼 유족들도 그룹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상속 지분을 모아 조 사장에게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조 사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20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비롯해 취약한 지배구조와 외부 견제 극복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상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 만약 조 전 회장이 지분 상속과 관련한 법적 정리나 별도의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재산은 배우자와 세 자녀에게 돌아간다.

배우자·자녀의 상속 순위는 같지만, 배우자의 경우 자녀보다 50%를 더 받게 된다. 상속세율은 상속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50%로 책정되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는 최대주주 주식을 상속받으면 주식 평가 시 시가의 20∼30%에 해당하는 할증이 붙는다.

계열사 중 한진칼의 경우 조 전 회장 지분이 50% 미만으로 20% 할증 대상이 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조 사장이 부담해야 하는 세율은 6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조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약 3221억원 규모의 한진칼 지분 외에 348억원대의 ㈜한진 지분 6.87%, 9억원 상당의 대한항공 지분 2.4%등이다. 여기에 현금과 부동산, 비상장 주식까지 합하면 상속 금액은 더욱 커지며, 유족들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2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상속세 신고는 사망 후 6개월 안에 국세청에 해야 하며 규모가 클 경우 5년 동안 분납이 가능하지만 액수가 워낙 많아 상속 주식 일부 처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그룹 지배 정점에 있으며,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이다.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핵심인 한진칼 지분은 한진가가 28.8%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가 지분 중 조 전 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은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로 가장 많으며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세 자녀의 지분은 모두 3% 미만이다.

그런데 만약 상속세 납부를 위해 조 전 회장 명의의 한진칼 지분을 처분한다면 한진가의 영향력도 그만큼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12.8%의 지분을 보유한 KCGI와 6.7%를 가진 국민연금 등의 입김이 더욱 커지게 되고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다만 조 전 회장 지분을 모두 세 자녀에게 넘겨주고 두 딸이 상속 지분을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 지분으로 남겨둔다면 한진가의 경영권 확보에는 문제가 없게 된다.

일각에서는 한진가가 주식담보대출과 배당 등 방법을 통해 상속세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식담보대출은 주식 평가가치의 50% 수준까지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한진가가 보유한 현금 등 자산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규모인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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